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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장 백혜지의 자백

병실에서. 침대에 누워 있던 백혜지가 천천히 눈을 떴다. 첫 번째로 보인 것은 창가에 서 있는 키 크고 굳건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검은 옷을 입고 병상에서 등을 돌린 채 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표정에서는 특별한 감정을 읽을 수 없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백혜지는 그가 알아차릴까 봐 급히 시선을 내렸다. 쉰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 했다. “이모...” 짐을 정리하던 강순자는 백혜지의 목소리를 듣고 급히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혜지야, 드디어 깨어났구나?” 강순자는 창가에서 말없이 서 있던 남자를 보며 말했다. “연 대표님, 혜지 아가씨가 깨어났어요!” “수호도 왔나요?” 백혜지가 물었다. 강순자는 병상 침대를 위로 올리며 말했다. “연 대표님 정말 걱정 많이 하셨어. 어제도 오셨고, 오늘은 혜지 네가 깨어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정말요?” 백혜지가 작은 목소리로 흐릿한 눈을 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수호는요? 왜 아무 말도 없어요?” 창가에 서 있던 남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 먼저 나가주세요.” 연수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강순자는 거스를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이며 백혜지의 손등을 살짝 두드리고는 병실을 나갔다. “왜 죽고 싶었어?” 연수호가 갑자기 물었다. 백혜지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였다. “살아도 의미가 없어. 특히 나처럼 이렇게 치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건 더 의미 없어.” 연수호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젯밤 병원에서 응급처치할 때, 의사는 백혜지가 대량의 수면제를 복용해서 자살을 시도했다고 했다. 백혜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수호야, 나 알아. 네가 날 해외 요양원에 보내려고 한다는 걸.”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백혜지도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백혜지는 단지 연수호와 함께 있고 싶을 뿐이다. 연수호는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불을 붙이고는 한 모금 빨고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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