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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장 그를 떠나다

1초, 2초, 3초... 시간은 1분 1초 흘렀지만 김유정은 상대의 대답을 얻지 못했다. “농담하는 거 아니야. 화가 나서 하는 말도 아니고.” 김유정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힘주어 주먹을 쥐었다. “우린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까 서로 힘들게 하지 말고 헤어지자.” “수호 씨도 혜지 씨 떠나보내지 못할 거잖아. 난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서로 놔주자고.” 연수호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적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듣고 있어?” 김유정은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해 보았다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다. 까매진 화면을 본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화가 나서 잠깐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조금 전 휴대전화를 들고 그렇게 많은 얘기를 했는데 헛짓을 한 셈이었다. 연수호는 그녀의 말을 들었을까? 들었다면 얼마나 들었을까? ... 다른 한 편. 비싼 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연수호는 갑자기 연락이 끊겨서 미간을 찌푸렸다. 김유정은 그에게 전화해서 그를 한 번 부르더니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무슨 의미일까? 병원 밖에 있던 경호원은 김유정이 줄곧 병실에만 있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전화를 한 걸까? 화가 풀려서 그와 대화를 하려는 걸까? 연수호는 싱긋 웃더니 운전하던 안수철에게 말했다. “병원으로 가자.” “네, 도련님.” 안수철은 계속 우울해하던 그가 드디어 웃자 서둘러 차 머리를 돌렸다. ... 병실 안, 김유정은 침대에서 내려와 휴대전화를 충전한 뒤 다시 전화를 켰다. 손가락이 조금 전 연락했던 번호에 닿았다. 다시 전화를 걸려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문이 열리자 늘씬하고 건장한 몸에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보였다. “이현아, 네가 여긴 웬일이야?” 차이현은 먹을 걸 들고 창백한 얼굴의 김유정을 바라보면서 걱정스레 말했다. “네가 입원했다는 말을 들었어. 어떻게 된 일이야?” 테이블 위에 먹을 걸 올려놓은 차이현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외과의사라서 그런지 정말 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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