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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오랜만이다

“당연한 거 아니야?” 송정우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가 같은 스포츠카 클럽 친구잖아. 네가 다 나으면 다시 한번 승부를 겨뤄봐야지.” “푹 쉬어.” 연수호는 그렇게 말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연수호.” 정아진이 그를 불러 세웠다. “이 늦은 밤에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해. 유정 씨가 또 화내는 거 아니야?” 연수호는 시큰둥한 목소리로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유정이가 화낼까 봐 걱정돼?” 그의 불쾌한 어조에 정아진은 송정우를 힐끗 바라보며 웃었다. “다들 친한 사이잖아. 난 그냥 너랑 유정 씨의 사이가 틀어지면 곤란할까 봐 그런 거지.” 송정우가 끼어들었다. “수호야, 너 먼저 가. 아진이는 내가 잘 챙길게.” 연수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없이 병실을 떠났다. 정아진은 망설임 없이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씁쓸함에 사로잡혔다. ‘만약 그 여자가 아프다고 했으면... 그래도 이렇게 냉정하게 떠났을까?’ ... 소독약 냄새로 가득한 응급실은 깊은 밤에도 하얗게 빛났다. 옆 침대에서는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유정은 잠이 얕아 오래 잠들지 못하고 눈을 떴다. 손에는 아직 링거가 연결돼 있었고, 복통은 많이 나아진 상태였다. 고개를 돌리자, 한쪽에서 하얗고 길쭉한 손이 수액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정하고 있는 게 보였다. 천장에 매달린 형광등이 남자의 모습을 은은하게 비추며 그를 한층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깼어?” 맑고 선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목소리였다. 김유정이 낯설고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 남자는 몸을 살짝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 “나 몰라보겠어?” 김유정은 그제야 그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했다. 기억 속 앳되고 잘생긴 소년의 얼굴이 그의 현재 모습과 겹쳤다. “차이현?” “유정아, 오랜만이다.” 차이현의 눈빛은 부드러웠고, 병약해 보이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는 두 사람의 재회를 여러 번 상상해 보았지만, 병원에서 만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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