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주제 파악
김씨 본가.
굳게 닫힌 서재에서 장은정의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보, 윤아도 당신 딸이잖아요. 괴롭힘을 당하는데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요? 유정이가 얼마나 막무가내인지 두 눈으로 직접 보셨잖아요.”
김상엽은 엄숙하게 뒷짐을 지고 침대 옆에 서 있었다.
“유정이 건드리지 말라고 내가 진작에 얘기했잖아. 걔가 성질부리는 게 하루 이틀이야?”
“저희가 언제 건드렸어요? 안 그래도 집안 첫째인 데다가 이제는 연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었는데 무슨 수로 건드리겠어요.”
장은정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흐느꼈다.
“당신이랑 결혼한 후로 난 줄곧 윤아를 챙겼어요. 아들까지 낳아줬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고생했잖아요. 유정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런데 대놓고 무시하니 참 답답하네요.”
김상엽은 마음이 심란했다.
“일 년에 몇 번 오지도 않잖아. 그냥 눈감아줘.”
“전 살 만큼 살아서 무시받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우리 윤아는 안 되죠. 윤아도 당신 딸이라고요. 김씨 가문의 둘째.”
말을 이어가던 장은정은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윤아 몇 시간 동안 화장실에서 토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준 약을 먹고서야 조금 나아졌다고요. 여보, 우리 윤아 안쓰럽지도 않아요?”
“오늘 많이 서러웠을 거예요. 괜찮아지면 당신이 윤아랑 같이 나가서 쇼핑 좀 해요.”
김상엽은 장은정에게 카드 한 장을 건넸다.
“윤아한테 마음대로 쓰라고 해. 보상 해주는 거야.”
장은정은 카드를 건네받고선 눈물을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후회돼요. 그때 윤아랑 결혼시켜야 했는데... 그러면 이런 일을 겪지도 않았을 거잖아요.”
“지나간 일은 이제 그만 좀 얘기해.”
김상엽은 참다못해 충고했다.
“앞으로 수호 있을 때 눈치껏 행동하고. 이제 유정이는 연씨 가문의 사모님이야. 괜히 수호한테 밉보여서 우리한테 좋을 게 아무것도 없어.”
“당연히 알죠.”
장은정은 서러움을 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새엄마 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할 때 난 자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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