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장 엄마마저 없으면
초가을의 날씨는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고 주말의 거리에는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다.
길가의 디저트 카페 창가 자리에서는 송아람이 기분 좋게 과일 주스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녀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는 송아람이 벌써 두 번째 잔을 마시는 것을 보며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제가 알기로 과일 주스의 칼로리는 과일 자체의 두 배가 됩니다. 벌써 두 잔째인데 살찌는 거 걱정 안 되세요?”
송아람은 고개를 들어 맞은편 남자를 바라보았다.
깔끔한 파란색 정장을 입고 삼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그는 왁스를 바른 듯 검게 반짝이는 짧은 머리를 3:7 가르마로 넘겼다.
작은 얼굴에 비해 좁은 이목구비가 한데 모여 있었고 면도를 한 흔적이 남아 있는 푸르스름한 수염 자국과 낮은 콧날 위로 검은 테 안경을 얹고 있었다.
사실 그는 이미 세 번이나 비슷한 얘기를 꺼낸 상태였다.
“아, 그래요?”
송아람은 마지막 한 모금의 수박 주스를 다 마시고 나서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불렀다.
“딸기 케이크 하나 더 주세요.”
남자는 예상대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단 음식을 좋아하다 보면 살찔 텐데 걱정 안 돼요?”
“왜 걱정해야 하죠?”
“저는 뚱뚱한 여자를 안 좋아하거든요.”
남자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처럼 성숙하고 매력적인 남자는 하얗고 날씬하고 어려 보이는 여자를 좋아합니다. 지금 아람 씨 몸매 상태는 딱 좋아요. 근데 조금이라도 살이 찌면 제 흥미를 끌기 어려울 거예요.”
그의 눈길은 다시 한번 송아람의 몸을 위아래로 스캔했다.
마치 살까 말까 고민하는 상품을 평가하듯 비하하는 시선이었다.
송아람은 케이크 한 스푼을 떠먹으며 무심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쪽이 뭘 좋아하는지 제가 왜 신경 써야 하죠?”
그리고 숟가락을 들어 그의 얼굴 윤곽을 가볍게 그리며 말했다.
“이민기 씨라고 했죠? 한 가지는 인정해드릴게요.”
남자는 조금 전까지 불쾌해했던 표정을 바꾸며 자세를 바로 하고 넥타이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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