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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장 깊은 밤의 낯선 선물

문 앞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백혜지의 눈동자에는 다시 생기 없는 공허함만 가득 찼다. 연수호가 침대 옆으로 다가와 병상에 누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미 사람을 보내 커피를 사 오게 했어. 곧 올 거야.” 백혜지는 천장을 응시하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수호야, 너밖에 없다.” “너만큼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은 없었어.” 백혜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없었고 먼 친척과 함께 자라 항상 남의 집에 얹혀살았어.” 말을 마치며 그녀의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 삶은 온통 어둠뿐이었을 거야. 네가 나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줬어. 춤을 배우게 해주고 학업을 지원해 줘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경험하게 해줬지.” “수호야.” 백혜지는 감격하며 몸을 일으켜 연수호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넌 내 희망 없는 인생 속 한 줄기 빛이야.”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네가 나에게 잘해주는 건 내 상황이 어릴 적 네 상황과 비슷해서 그런 거지, 맞지?” 연수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울먹이며 계속 말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됐든 네가 나를 곁에 두어서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경험하게 해줬어.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된 건 네가 자책할 일이 아니야. 내가 예전에 말했었잖아. 두 눈과 두 다리를 바치는 건 물론이고 그 사고로 내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 해도 나는 기꺼이 그럴 거라고.” “왜 또 그런 말을 해?” 연수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혜지야, 예전 일은 생각하지도 꺼내지도 마. 지금 네게 제일 중요한 건 건강을 회복하는 거야.” 백혜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수호야, 늦었으니 이제 가봐. 유정 언니가 집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 텐데 기다리게 하면 안 되잖아.”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미소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연수호는 낮게 말했다. “그럼 잘 쉬어. 조만간 다시 올게.” 그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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