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교활한 여자
차 향이 은은히 퍼지는 중식당에서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송아람은 갈비를 젓가락으로 찌르며 맞은편에서 휴대폰에만 몰두하는 송정우를 바라보았다.
음식이 나와 자리를 채운 지 한참이 지나도록 그녀 혼자만 열심히 먹고 있었고 송정우는 고작 몇 젓가락 뜨는 둥 마는 둥 하며 휴대폰만 만지고 있었다.
‘역시 나랑 밥 먹어주는 것도 그냥 형식적인 거구나.’
송아람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턱을 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빠 표정 보니까 억지로 끌고 나온 티 팍팍 나네요. 내가 억지로 오빠 잡은 거 맞죠?”
“...”
송정우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맞은편의 송아람은 괜히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송정우는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두 손을 들었다.
“아니, 송아람 씨. 그런 드라마틱한 분위기 좀 자제해 줄래요? 우리가 무슨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분위기 만들지 마요. 소름 끼치니까.”
그러나 송아람은 입술을 삐쭉 내밀고 고개를 숙이며 눈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렸다.
마치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외로움에 지친 모습 그대로였다.
“결국 다 내가 못나서 그렇죠. 오빠를 불편하게 하고 밥 한 끼도 즐겁게 못 먹게 하다니...”
송정우는 이마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비는 듯 말했다.
“제발 부탁이니까 좀 그만해요. 우리 그냥 조용히 밥 먹자고요. 네?”
그러자 송아람은 순식간에 표정을 풀고 활짝 웃었다.
“좋아요! 그럼 밥 먹어요!”
그녀는 조금 전까지의 서운함을 씻은 듯 사라지게 하고 환히 웃으며 젓가락을 들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모습에 송정우는 손으로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원래도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특히 조금 전 안서우가 올린 SNS 사진을 본 후로는 더더욱 입맛이 없었다.
사진 속에서 안서우는 친구들과 함께 일본 요리점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그녀를 포함한 네 명이 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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