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인기척에 고개를 돌린 박강우는 오렌지색 치맛자락이 휘날리는 걸 보게 되었고 삽시에 눈빛이 흐려져 버렸다.
그는 품에 안긴 허시연을 밀어냈다.
박강우의 차가움 속에 섞인 위협감을 느낀 허시연은 충격을 빠진 듯 몸서리를 쳤다.
“오빠?”
“앞으로 너하고 할머니 일은 알아서 처리해!”
말을 마친 박강우는 곧장 자리를 떠나 버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허시연은 차갑고도 소원해지는 박강우의 뒷모습을 보며 안색이 하얘졌다!
진짜 나한테 일말의 감정도...!
그런데 분명 아까 강은영한테 시켜서 나를 구해줬잖아.
...
화를 참고 있는 강은영은 이예란한테 인사를 건네고 나서 박씨 저택을 떠나다 공손하게 들어오고 있는 건이현을 보게 되었다.
강은영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건이현, 집에 데려다줘.”
건이현은 어리둥절해졌다.
강은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대표님이 이따가 허시연 씨가 차를 쓸 거라고 하셨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강은영은 건이현 손에 들린 차키를 낚아채고 노기등등하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건이현은 어안이 벙벙한 눈빛으로 강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연회장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던 거 아니었나? 어쩌다 저리 화가 난 거지?
연회장으로 들어온 박강우는 강은영이 보이지 않았고 이예란한테 물어보게 되었다. 그 물음을 들은 이예란은 방금 강은영이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는 게 떠올랐고 조심스레 물었다.
“너 은영이한테 무슨 짓한 거야?”
박강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예란은 이마를 짚었다.
“벌써 갔어!”
갔다고?
이 망할 놈의 여자가! 안색이 어두워진 박강우는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몸을 돌려 쫓아 나갔다!
밖으로 나오자 강은영은 바람의 화살처럼 자동차를 운전해 가고 있었고 건이현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박강우를 확인한 건이현은 앞으로 다가와 막연하게 물음을 건넸다.
“사모님이 어쩌다가 화가 난 거예요?”
박강우는 왜 강은영을 붙잡지 못했냐는 듯 사납게 건이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모른 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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