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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직원이 커피를 내오자 강은영은 우아하게 커피를 뒤적이며 말했다. “남친 아니면 그냥 원나잇?” 다연주는 그런 그녀를 곱지 않게 흘리며 담배를 비벼서 껐다. 강은영은 대답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자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전에 너한테 경고한 사람이 누구야?” “네 큰아주버님, 박인성 씨.” 박인성은 박강우의 큰형이었다. 과거 부현그룹 후계자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했는데 경쟁에 밀려 해외 지사로 발령난 쪽이 큰집었다. 나중에 박 회장은 돌아가시면서도 큰집에는 지분을 남기지 않았다고 했다. 강은영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녀와 박강우 사이에 벌어진 종종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의문점이 많았다. “그 인간을 왜 겁내?” 만약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무것도 받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의 부현그룹은 박강우를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다. “네 남편한테 조심하라고 해. 박인성이란 사람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아.” 강은영의 표정이 살짝 굳자 다연주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 사람 대신해서 나선 사람이 내 직속 상사 허지환 이사거든. 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다연주의 직속 상사인 허지환 이사는 언론계에서도 꺾이지 않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박인성의 말을 듣고 대신 나섰다면 다연주의 말도 이해가 갔다. 게다가 박인성은 출국한지 10년이나 지난 사람이었다. “알았어. 그래서 넌 지금 괜찮고?” “내가 그런 일에 기가 꺾일 사람으로 보여?” 다연주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정말 곤란한 처지였다면 대놓고 강설아를 저격하며 박성철까지 엮지도 않았을 것이다. 강은영은 그 말을 들은 후에야 안심하고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들을 지나가던 한 남자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다연주를 노려보았다. 딱 봐도 전에 다연주와 만났던 남자 중에 한 명이었다. “그냥 아는 사람. 어디까지 얘기했지?” 다연주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은영은 핸드백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갑자기 박강우가 너무 보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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