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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장

화가 잔뜩 나 있는 윤여정은 건이현을 지나쳐 박강우의 사무실로 직행했다. 더는 강은영을 참아줄 수가 없는 것이다. 항상 유지해 오던 침착함은 박강우가 자신의 디자인을 뽑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건이현은 그녀를 막으려 했으나 이연희가 건이현을 불러세웠다. “건이현 씨.” “이거 놓으시죠!” 건이현은 위협적인 눈초리로 이연희를 째려보았다. 그러나 그 사이 윤여정은 벌써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책상 뒤에 앉아 있는 박강우와 찻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강은영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찻상 위에 놓여있는 노트북을 보아하니 설계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은데... 윤여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그가 직접 지도한 디자인을 강은영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나? 갑작스레 닥친 윤여정의 돌발행동에 박강우는 극히 기분이 언짢았고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여정이 불쑥 말을 건넸다. “강우야, 우리 얘기 좀 해.” 강은영은 윤여정을 힐끗했고 윤여정도 경멸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박강우는 손에 다 피우지 못한 담배 반토막을 재떨이에 눌러 담았다. “너하고 할 얘기 없어.” 윤여정은 숨이 막혔다. 특히 강은영 앞에서 이렇게 냉정한 말을 하는 그가 분명 그 당시 일로 화가 나 있는 거라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강은영하고 박강우를 두리번거리다 손에 들린 서류들을 탁자 위에 내리쳤다. “대체 언제까지 그 일로 나한테 화낼 건데? 나라고 화나지 않아서 이러는 줄 알아? 설령 화가 난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기업 전체를 걸고 나한테 복수할 수가 있어!” 강은영은 손에 든 마우스를 내려놓고 윤여정하고 박강우를 훑어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F국에서 남모를 과거가 있었던 건가? 윤여정의 터무니없는 분노에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있는 박강우는 본능적으로 강은영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고 강은영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쏘아붙이고 있었다. 오늘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결코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기세였다. 박강우는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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