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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장

강은영은 아무렇게나 집어 들었던 녹수 대야를 다시 세면대에 올려놓고 몸에 묻은 물때를 툭툭 털며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까 시시때때로 전에 강우 씨하고 윤여정 사이에 무슨 추억이 있었던 건지 상기시켜 줄 필요 없어.” “나하고 강우 씨가 어쩌다 결혼하게 된 건지 너도 잘 알 거고 박씨 가문의 사람들도 나한테 뭐라 하지 못하는데 네까짓 게 무슨 자격으로 강우 씨 편을 들고 지랄이야?” “진짜 돌대가리야?” 콧방귀를 뀌며 잘 정리된 자신의 옷매무새를 확인한 강은영은 진기웅한테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떠나버렸다. 진기웅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특히 거울에 비친 처참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감정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화장실을 나온 강은영은 윤여정이 벌써 말에 올라타 있는 걸 발견했다. 강은영에 대한 진기웅의 일깨움과 멸시와는 달리 박강우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윤여정은 키가 작은 강은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강은영 씨, 전문적으로 승마를 배운 거예요? 차라리 우리 속도나 겨루는 게 어때요?” “좋죠!” 이다희는 걱정스레 강은영을 바라보고는 이내 윤여정을 쏘아보았다. 강은영의 머리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은 걸 발견한 박강우는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데려와 방금 올라가지 않은 머리핀을 조심스럽게 다시 정리해 주었다. 그러다 나지막이 강은영한테 뭔가를 당부하고 있었고 강은영은 착한 아이처럼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실로 만족스러운 태도에 박강우는 재차 그녀의 옷도 다시 말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숙련된 그의 행동에 통쾌한 이다희는 다소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윤여정을 쳐다보았다. 소인배가 뜻을 이룬 듯한 그 태도는 자신이 내연녀를 물리친 것보다 훨씬 더 격분한 모습이었다. 강은영이 말에 올라타는 모습은 어디로 보나 전문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다희는 정인호한테 귓속말로 물었다. “은영이 괜찮겠지?” “안 괜찮으면 요청에 응하지도 않았을 거야!” 정인호는 코웃음을 쳤다. 어릴 때부터 곁에서 자라 온 이 계집아이는 자신이 상대를 이길 만한 능력을 지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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