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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장

그녀의 타협에 더는 매달리지 않은 박강우는 통화를 끊고 나서 곧바로 윤여정의 맞은편에 가서 앉지 않았고 되레 뒤돌아서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 건이현을 불러들였다. 강은영의 일에 대한 진기웅의 처사가 믿음이 가지 않는 박강우는 건이현한테 지시를 내렸다. “은영이가 명주 건물로 갔다니까 무슨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게 잘 지켜.” “네.” 건이현은 강은영이 혼자서 명주 건물로 갔다고 하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막 출근한 지 3일째인데 벌써 대고객하고 만나게 됐으니 마음이 놓일 리가 없는 것이다. 만일 박강우 아내라는 명성으로 나타났다면 그녀를 곤란한게 할 사람은 없다. 허나 강은영의 말대로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앞길을 마련해 준다면 그녀는 진정한 사회 경험을 겪을 수도 없게 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렇게 그가 그녀를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진정한 사회 경험을 겪을 수가 있겠는가? ... 강은영은 명주 건물로 운전해 갔고 차를 세운 뒤 지정된 룸으로 걸어가다 로비를 지날 때쯤 한 곳에 시선이 쏠렸다. 진미선은 전에 해연 별장에서 해고된 진 집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해연 별장을 떠난 진 집사는 얼굴이 잔뜩 마른 게 고된 삶을 지내고 있는 듯해 보였고 진미선도 안색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강은영은 진작에 해연 별장을 떠난 진 집사하고 진미선이 왜 만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쪽에서 진미선의 노발대발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나한테서 한 푼도 가져갈 생각하지 마. 이혼하면서 아무것도 못 받았어.” “그리고 설아한테도 찾아가지 마. 알았어?” 진미선은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진 집사는 낯빛이 흐려졌다. “그럼 4천만 원만 더 챙겨줘. 나도 다른 수가 없어서 그래. 네가 안 주면 설아한테 찾아가서 달라고 할 거야.” “설아는 왜 찾아? 당신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아이야. 언제 한 번 관심이라도...” 진미선은 잠시 목소리를 낮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 시각에 커피숍을 찾는 손님도 많지 않은 탓에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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