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그나마 꽤 마음에 들어 하는 손녀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어르신의 얼굴빛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하지만 강준형한테 대한 꾸짖음은 끝나지 않았다.
“더는 강다미한테 생활비 보내지 마. 능력이 안 되면 일찍 시집이나 갈 것이지.”
그 말에 다들 진미선하고 강준형을 다소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강은영은 음산한 빛을 띠며 침묵을 지켰고 차디찬 표정으로 강설아를 힐끔거렸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어르신은 강은영의 기분을 눈치챈 건지 오늘의 목적을 위해 서둘러 위로하고 있었다.
“다미가 너를 닮아 강우 같은 좋은 남자 만나면 얼마나 좋아. 이게 다 다미를 위해서야.”
다미를 위해서?
강은영은 속으로 냉소를 짓고 있었다!
이 노인네가 진미선과 함께 그녀의 손에서 박강우를 뺏어가려는 강설아를 도왔다는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자애로운 얼굴은 징그럽고 역겹기만 했다.
강은영은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구역질을 억누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참! 할머니, 우리 말고 설아 언니에 관한 얘기도 해봐요.”
그러던 중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며 강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화들짝 놀란 강설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르신은 그녀의 말을 따라 대화를 이어갔다.
“설아? 강우네 회사로 출근하는 거 아니었어? 이거 잘 된 거잖아. 너하고 같이 강우를 지킬 수도 있고!”
“요즘 훤칠하고 돈 많은 남자들한테 빌붙으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이나 알아? 여러 명이 옆에서 지키고 있으면 우리도 안심이 되는 거잖아.”
강은영은 그 말에 강설아를 바라보는 눈빛에 심오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니까 오늘 이 소란을 피우고 진미선이 가식적으로 행동했던 목적이 강설아를 박강우 옆에 두기 위했던 거였어?
강설아는 그녀의 눈빛에 마음이 쿡 하고 찔리는 느낌이었다.
강우단의 일로 어르신 앞에서 한동안 무시를 당했던 그녀는 일부러 부현그룹으로 출근하게 됐다면 어르신 마음을 되찾으려 한 것이다.
강은영이 입술을 꽉 깨물고 있자 어르신은 상냥하게 그녀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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