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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하인은 급히 대답한 뒤 돌아서서 선물들을 정리하러 갔다. 그 선물들이 모두 되돌려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한태훈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계속해서 선물을 보내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처음에는 선물들이 단순히 임씨 가문으로만 배달될 거라고 생각했던 임승현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태훈이 그 선물들을 들고 연회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이 연회는 임씨 가문과 오랜 친분이 있는 가문에서 주최한 자리였으며 동시에 서하린이 임승현의 약혼녀로서 처음 참석하는 공식적인 행사였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가슴 앞에 붉은색 포켓치프를 매치한 임승현. 그녀의 손가락에는 25캐럿짜리 루비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임승현이 그녀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기념해 선물한 것이었다. 반지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녀가 임승현의 팔짱을 끼고 등장하는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 시선들 중에는 한쪽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한태훈도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환하게 웃는 서하린을 바라보며 한태훈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자신 앞에서 이렇게 웃었던 게 언제였는지 그는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 예전의 서하린은 늘 잘 웃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웃음은 주위 사람들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고 한태훈 역시 힘든 순간에도 그녀의 웃음만 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고 차연희와 함께한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그 앞에서 웃지 않았다. 오직 조심스럽고 거리 두는 태도로만 그를 대할 뿐이었다. 한태훈의 손에 들린 선물 상자가 점점 더 세게 쥐어졌다. 그 안의 연약한 포장지가 그의 손아귀에서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연회의 중요한 인물인 서하린을 향해 사람들은 하나둘씩 선물을 건넸다. 그리고 마침내 한태훈도 그녀 앞에 다가가려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임승현이 먼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2층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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