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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도망갈까 봐 두려워

나유아는 망설임 없이 고선호의 방으로 달려 들어갔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고선호는 장이수 문제로 나유아에게 불만이 가득했고, 나유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왜? 내가 장이수 보내버리기라도 할까 봐 지금 이렇게 찾아와서 우는 거야?" "할머니가 넘어지셨어. 휴가 내고 가서 보고 싶어." 나유아는 고선호와의 싸움을 원치 않았고, 지금은 단지 할머니의 상태만 걱정됐다. 고선호는 비꼬는 표정을 거두고 일어나며 말했다. "너 먼저 나가 있어. 나도 곧 갈 테니까." 나유아는 고선호가 업무로 자신을 압박할 거라 생각했으나, 예상외로 순조로운 반응에 당황했다. 밤이 깊어가고, 나유아는 장원 호텔 밖에서 초조하게 오가며 기다리고 있었다. 곧 고선호의 차가 천천히 호텔을 빠져나왔다. 머지않아 고선호의 차가 호텔에서 천천히 나왔다. 고선호의 차가 자기 앞에 멈추자 나유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불안한 마음도 조금 가라앉았다. 그녀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고선호가 물었다. "할머니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알아?" 나유아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쥐고 대답했다. "주씨 아줌마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그랬어. 아직 정확한 상황은 모른대." 고선호는 나유아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보다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잡았다. "노인들은 뼈가 약하니까 밤에는 나가지 말라고 당부해야 해." 차갑게 얼어버린 나유아의 손가락이 고선호의 손안으로 들어가자 부드러운 온기가 서서히 나유아의 몸속으로 흘러 전해져 그 온기가 나유아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나유아는 고개를 들어 고선호를 바라봤다. 앞을 보고 있는 고선호의 두드러진 오관엔 피로가 역력했지만 심경의 변화인지 나유아는 오늘 밤 고선호의 얼굴이 유난히 부드럽게 느껴졌다. 나유아는 마음속에 수많은 말이 맴돌았지만, 차마 내뱉을 순 없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줌마는 이미 나은희와 함께 병실에 있었다. 고선호가 나유아의 손을 잡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 할머니는 안색이 나쁘지 않아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나유아는 고선호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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