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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미친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정의 드레스가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비싼 줄 몰랐던 그녀는 금세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유아는 원래 참견하고 싶지 않았지만 수정의 명성이 걸린 문제라 소파에서 일어나 두 사람 곁으로 다가갔다. “”배지현 씨, 연회에 사람이 많으니 먼저 가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이야기하지 않을래요?” 그녀의 기억으로는 배지혜에게 드레스를 디자인해 준 적이 없다. 오히려 여자의 드레스가 그녀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었다. 치맛자락에 달린 나비도 머리를 짜내 생각해낸 디자인이지만 겨우 5천만에 팔았을 뿐이다. ‘1억이라니, 미친 건가?’ “당신이네요?” 배지혜는 나유아를 보고 한눈에 그녀가 엔효 스튜디오에서 웨딩드레스를 입는 걸 도와주던 비서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녀는 방금 문 앞에서 고선호가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던 여자 중의 한 명이었다! 배지혜는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올라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동성의 패션 디너 파티는 매우 은밀한데 프로그램을 위해 길을 닦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여러 업계의 유명 감독, 투자자, 제작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션 팀도 왕래하고 있다. 스타 인플루언서들은 더욱 비집고 들어가려는 곳인데 투자자 한 명의 지지를 얻으면 그야말로 대박이 나는 셈이다. 배지혜 역시 고선호를 통해 들어왔는데, 나유아 같은 패션 스튜디오 직원 한 명이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놀라움을 자아낸다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이런 생각에 그녀는 표정이 싸늘해지며 파티장을 순찰하던 종업원을 손짓해 불렀다. “여기 아무나 막 들어왔는데 안 내보내요?” 웨이터는 즉시 걸음을 멈추고 나유아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초대장 좀 보여 주세요.” “들어올 수 있었으니 당연히 초대장을 갖고 왔죠.” 나유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초대장이 지금 내게 있지 않아요.” 그녀의 초대장은 성효진의 것과 함께 성효진의 핸드백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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