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조 시장과 나란히 서 있는 임천우를 보며 윤시아는 멍한 상태에 빠졌다.
불과 1초 전만 해도 그녀는 자신한테 어울리는 남자라면 임천우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높은 자리에 올라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높은 자리에 올라 만인의 존경을 받는 남자가 지금 뜻밖에도 그녀가 경멸하는 임천우라니!
무대 위의 임천우를 본 윤영종은 이미 완전히 멘붕이 온 상태였다.
윤진흥 또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데 입가를 씰룩거리고 있으며 심장이 거의 멈출 것만 같았다.
“저 사람이 어떻게?”
“분명 척박한 산골 출신의 가난뱅이인데, 어떻게 조 시장의 귀인이 된 거지?”
“설마 내가 저 사람을 과소평가했나?”
......
모두의 시선이 무대에 집중되었다, 모두가 임천우의 얼굴을 기억이라도 하고 싶은 듯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조 시장의 귀인이 되었다는 건 이 사람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니까.
만약 이런 사람의 환심을 산다면 가족들까지 득을 볼 수 있으니까.
수많은 시선을 느끼며 임천우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백만대군을 거느리고 있는 늑대왕으로서 얼마나 많은 상류층들이 그를 초대하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과거에 서아시아 지역의 한 슈퍼 오일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유전의 3분의 1까지 기꺼이 바쳐가며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체 거절했다.
조현수가 나라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리지만 않았다면 그 또한 조현수의 생일파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더더욱 이 무대 위에 서서 조현수의 체면을 세워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현수가 뒤를 돌아보며 임천우를 향해 낮은 소리로 물었다. “늑대왕, 몇 마디 하시죠?”
“됐어요.”
임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임천우가 관심이 없어하자 만찬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며 조현수가 말을 뗐다.
웨이터가 차례로 맛있는 음식을 내왔다.
조현수는 임천우에게 술 한 잔 따라주며 고마움을 전했다. “오늘 체면 세워줘서 고마워요. 그 의미로 술 한 잔 올릴게요.”
“네.”
이윽고 술을 한 모금 마신 임천우가 담담하게 말을 건넸다. "현수 형, 형의 생신을 축하해 주려고 많은 사람이 찾아왔는데, 얼른 가서 다른 손님들도 챙겨요!”
“그럼 인사치레로 한 바퀴 돌고 올게요.”
그러면서 조현수는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고 일어서더니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조현수가 떠난 후, 임천우의 눈이 약간 흔들렸다.
그는 다가오고 있는 살기가 느껴졌지만.
그러나 여전히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큰 손이 그의 어깨에 얹혔다.
그 큰 손의 주인은 덩치 큰 한 남자였다.
그는 빳빳한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정장 깡패라고 할 정도로 멋졌다.
“무슨 일이죠?”
임천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덩치 큰 남자가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야 이 새끼야, 넌 끼어들면 안 되는 일에 끼어들었어, 우리랑 가야겠다!”
임천우가 뒤를 돌아보니 근처에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그한테 눈독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사람들은 지난번 킬러들처럼 틀림없이 진씨 집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왕 찾아온 이상 그 또한 가만있을 인물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일어난 임천우는 덩치 큰 남자를 따라 자리를 떴다.
그렇게 임천우는 한 마을로 끌려갔다.
그곳은 부광시에서 가장 더럽고 지저분한 곳으로 수년 동안 치워지지 않은 하수구에서는 매캐한 악취까지 풍겼다.
덩치 큰 남자는 임천우를 한 골목으로 밀어 넣으면서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야 이 새끼야, 대체 무슨 수를 썼길래, 조 시장이 전혼 빌딩 프로젝트를 윤씨 집안으로 내정하게 만든 거야?”
임천우가 담담하게 입을 뗐다. “보아하니 진씨 집안에서 보낸 사람들 맞네.”
"우리 드래곤 파, 진씨 집안에서 일구어 세운 거야, 그러니 진씨 집안 위해 눈먼 놈들을 치워버리는 건 당연한 거지.”
그러면서 덩치 큰 남자가 으름장을 놓았다. “야 이 새끼야,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면, 고통 없이 죽게는 해줄게......”
“진씨 집안에서 보냈다고 하시니, 그럼 너희들을 내가 깔끔하게 치워줘야겠네!”
덩치 큰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천우가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골목에 나타났다.
검은 그림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덩치 큰 남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덩치 큰 남자들은 사지에 심한 통증을 느꼈으며 극심한 통증이 순간적으로 뇌신경을 강타하면서 그들을 쓰러질 정도로 고통스럽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