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또 다른 글래머
윤아가 그에게 먼저 연락이 온 것에 대해 강준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딱 봐도 스턴 클럽 단골인 것 같던데 본인도 그곳에서 일했으니 아무 매니저에게나 연락처를 물으면 바로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윤아의 말에 강준은 바로 찰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꺼져있다는 알림만 들려왔다.
워낙 여자관계가 복잡한 찰리에겐 휴대폰이 여러 개 있었지만 다른 번호는 모르는 통에 더 연락할 곳이 없었다.
마음이 다급해진 강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여자가 말한 물건이라는 거 아마 영옥을 가리키는 거겠지. 그런데 영옥은 이미 깨져버렸는데 어떡하지?’
거실 주위를 빙빙 돌던 강준이 뭔가 다짐한 듯 멈춰 섰다.
“그렇다면...”
그리고 외투를 챙겨 든 채 호텔을 나섰다.
김민정을 깨워야 하나 잠깐 고민하긴 했지만 어제 몇 번이나 해서인지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모습에 혼자 가기로 결정했다.
강준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상계단으로 11층까지 내려간 뒤 두꺼비집을 열었다.
그곳에는 호텔 정비사들이 둔 도구함이 있었는데 드라이버와 못들이 들어있었다.
두 뼘 정도 되는 못 50개를 전부 챙긴 강준은 두꺼비집을 닫았다.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지 않는다면 이런 살인 무기까지 쓰고 싶진 않았지만 정말 찰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땐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느새 날이 완전히 밝고 윤아에게 다시 전화를 건 강준이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이, 풍선 누님, 지금 어디야?”
“엔씨센터에 있어. 도착하면 전화해.”
이 말을 마지막으로 윤아는 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엔씨센터?”
흠칫하던 강준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거긴 손나연이랑 납치되었을 때 갇혔던 곳이잖아? 공장 부지가 꽤 넓었지. 왜 폐기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장소 한번 제대로 정했네. 내가 거기서 6명이나 죽인 걸 모르는 건가?’
하지만 강준은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최악의 경우로 또 사람을 죽인다 해도 목격자가 생길 일이 없으니 말이다.
‘그건 저쪽도 같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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