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사라진 아이
밤이 어두워지자 번화하던 기석청도 점점 고요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주지혁과 허준기는 여전히 드래곤 갤러리에 남아 있었다. 오후에 두 사람은 제2경찰서에 신고하러 다녀왔다. 신고를 마친 후 바로 드래곤 갤러리로 돌아와 소식을 기다렸다.
“한 번만 더 맞춰봐요. 허점은 없겠죠?”
허준기가 걱정스레 물었다.
주지혁이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유일한 허점이라면 허 대표 조카 곽연희예요. 곽연희만 흔들리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면 돼요.”
“그건 이미 약속했어요. 중간에 증언을 바꾸면 벌받아야 한다는 걸 아니까 절대 말을 바꾸진 않을 거예요. 조진희 쪽은 문제없죠?”
허준기가 물었다.
주지혁이 웃으며 말했다.
“문제없어요.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됐거든요.”
“다행이네요.”
허준기는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강준은 외지인이라 악에 받쳐 꿈틀거려도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한 결말은 김민정이 찾아와 화해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사적으로 해결하는 길밖에 없다.
허준기가 바라는 것도 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었다. 강준의 마음이 바뀐다면 그 뒤로는 쉬웠다.
따르릉.
이때 허준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와이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하여 허준기도 별생각 없이 스피커폰을 켰다.
“무슨 일이야? 저녁 식사는 밖에서 하고 들어갈 거야.”
“당신이 아이 데려간 거예요? 둘이 저녁에 뭐 먹으려고요?”
“아이를 내가 데려갔다니?”
허준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나 아이 데리러 간 적 없는데. 오후 내내 갤러리에 있었어.”
“아닌데. 아이 데리러 갔을 때 당신이 아이를 데려갔다고 선생님이 그러던데?”
“이런 젠장. 나는 데리러 간 적 없어.”
허준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그러면... 누가 아이를 데려간 거죠?”
순간 허준기의 와이프도 어쩔 바를 몰라 넋을 잃었다.
이에 다급해진 허준기가 이렇게 말했다.
“얼른 가서 잘 물어봐. 누가 데려갔는지.”
“네. 지금 바로 물어볼게요.”
전화를 끊고 나니 허준기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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