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주지혁이 꾸민 짓

주지혁은 멀리서 강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표정은 전혀 흠잡을 데 없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주지혁도 처세술에 능해 누군가를 미워해도 티가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강준은 사업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사회생활에 빠삭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혈기 왕성한 젊은이일 뿐이었다. 하여 주지혁이 손을 내밀었을 때 강준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굳히고 이렇게 물었다. “저를 아세요?” “아...” 주지혁이 멈칫했다. 웃는 얼굴에 침을 뱉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주지혁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다가가는데 강준은 그를 모르는 사람 취급했다. 주지혁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 허준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강 대표님, 잊으셨나 보네요. 주 대표님 아니십니까.” “당신은 또 누구예요? 우리 아는 사이인가요?” 강준이 이번에는 허준기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허준기도 그대로 얼어붙었다. 강준은 다른 사람도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두 사람의 호의에 찬물을 끼얹으며 면박을 주고 있었다. 강준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허 대표님, 우리 아직 정리가 안 끝난 것 같은데요.” 강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자리를 비웠다. “거기 서요.” 허준기는 굳어진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 “가는 건 괜찮은데 옥은 남겨야죠. 내 동의도 없이 함부로 가져다 판 겁니다. 그 옥 안 팔 거예요.” 강준이 몸을 돌리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이때 윤지영이 한발 나서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사면서 당신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떼어준 영수증도 받았어요. 그 영수증에는 회사 도장도 찍혀 있었고요. 옥석마다 다 표기가 되어있고 갤러리 매니저가 직접 나와서 검수도 했죠.” “그런데 이렇게 거래가 무효하다고 하면 드래곤 갤러리도 사기나 공갈 혐의를 벗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당신은 누구죠?” 허준기가 잔뜩 약이 올라서 발악했다. “저는 강준 씨 재무 담당 비서이자 법률 자문이기도 합니다. 무슨 문제 있으면 저와 얘기하시죠. 하지만 지금은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네요. 만약 길을 막는다면 불법적으로 인신 자유를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