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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납치 사건

곧이어 손나연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왜 맞선 보러 가는데 시외로 가는 거지?’ 다행히 아버지의 비서인 하 비서가 조수석에 있어서 나연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 비서님,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 그러자 하지원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 시골 풍경이 아주 끝내주지 않아?” 그 말에 손나연은 의심을 버리고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알파드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뒤, 8km 정도 더 달려 강성시 외곽의 한 공장 단지에 도착하자 멈춰 섰다. 이곳은 예전엔 공장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폐업한 상태였는지 안에는 잡초가 무성했고, 공장 전체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 비서님, 이게 다 뭐예요?” 손나연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이쯤 되니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나연아, 도착했어.” 하 비서가 웃으며 말하자, 알파드는 낡은 공장 내부로 들어갔다. 그곳은 매우 어두웠고 기계 장비도 모두 철거되어 텅 비어 있었다. 차가 멈추자마자, 검은색 양복을 입은 몇 명의 남자들이 쇠 파이프와 칼을 들고 뛰어나왔다. “뭔가 단단히 잘못됐네.” 강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맞선이 아니라 납치잖아!’ 손나연도 놀라서 속으로 외쳤다. ‘하 비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움직이지 마!” 그때 하 비서가 갑자기 몸을 돌려 핸드백에서 소형 권총을 꺼냈다. “하 비서!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손나연은 목소리가 떨렸다. 아직 학생인 그녀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히 두려웠다. “철컥!” 그 순간, 양쪽 차 문이 열리며 하 비서가 차갑게 말했다. “내려!” 강준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하 비서가 진짜 총을 들고 있었고, 이미 안전장치도 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순순히 차에서 내렸다. 강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검은 봉지가 그의 머리에 씌워졌고, 누군가가 그의 복부에 마구 주먹질을 해댔다. 강준이 몸을 웅크리자, 또 다른 사람이 그의 등에 한 방을 날렸다. “쿵.” 강준은 바닥에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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