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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기주봉은 익숙하게 가로수길로 향했다. 주은우는 의자에 기대어 다리를 꼬고 한 손을 유리창 쪽에 걸치고 가볍게 두드렸다. 모든 동작에서 사장다운 기질이 묻어났다. 송이한은 긴장한 듯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주은우가 자신보다 나이는 더 어렸지만, 중요한 손님이고, 일을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돈 많은 사장은 처음이었다. 세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었기에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다. 주은우가 먼저 침묵을 깨고 물었다. "이 일 한 지 얼마나 됐어요?" 송이한이 급히 대답했다. "실습 포함해서 2년 6개월입니다!" 주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저랑 같이 일해볼 생각 있어요?" 송이한은 눈이 동그래지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성 부동산에서 일한 지 오래됐지만, 성과가 별로였어요." 주은우는 웃으며 말했다. "유능한 영업사원이 되려면 강한 용기가 필요해요. 혁신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하며, 자신만의 주관과 판단력을 가져야 합니다. 시도해 볼 용기도 없다면 이 분야에서 발전할 수 없죠." 어떤 업종이든 영업은 매우 중요한 직책으로, 회사의 효율성과 발전을 직접적으로 결정한다. 자신의 게임 작업실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영업사원이 있으면 장비를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었다. "주 선생님 가문은 어떤 사업을 하시나요?" 오강수와 마찬가지로 송이한도 주은우의 돈이 부모에게서 나왔다고 생각했다. 주은우가 자신에게 같이 일하자는 제안은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한 걸 수도 있었다. "저희 집은 사업을 하지 않아요. 제가 사업을 하고 있고, 게임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주은우가 설명했다. "좋습니다. 저 주 선생님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송이한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한성 부동산에는 돌아갈 생각이 없으니, 이제 실업인 상태였다. 일단 주은우와 함께 일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10분 후. 차는 가로수길에 멈췄다. 송이한은 주은우를 데리고 매물로 나와 있는 집으로 갔다. 여기는 70, 80년대에 지어진 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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