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진시준은 룸에서 한참 침묵한 후에야 말을 이었다.
“누나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다들 제가 나은이를 키워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오히려 나은이가 저와 함께 11년을 보내왔다고 생각해요. 누나도 알다시피 제 부모님이 워낙 일 때문에 바쁘시고 위에 형이 있지만 열 살 차이가 나서 어릴 때부터 거의 혼자 자란 거나 다름없어요. 비록 물질적으론 부족함 없이 자라왔지만 마음은 늘 외롭고 고독했어요.”
“나은이는 어려서부터 커가는 과정을 제가 거의 다 지켜봐 왔죠. 걔는 어릴 때부터 저만 따라다니고 똑똑한데 귀엽기까지 했어요. 나은이를 알게 된 이후로 저도 훨씬 밝아졌더라고요 성격이. 나중에 그 비통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저는 나은이가 안쓰러워 옆에 남겨두기로 했어요. 제 마음속에 나은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진시준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들으며 연정화도 저도 몰래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래, 나은이가 비록 널 삼촌이라고 부르지만 넌 사실 아빠의 책임까지 짊어졌어. 너희가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서 여태껏 방해하지 않은 거야. 다만 한 달 전에 네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제야 나은이한테 연락해서 그 아이의 생각을 물었어. 처음엔 싫다고 하더니 나중에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더라고. 그 참에 나도 이젠 나은이를 데리고 더 큰 세상에 나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린카드를 신청하게 된 거야.”
그녀의 입에서 일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니 진시준의 가슴이 저렸다.
“누나는 나은의 유일한 가족이에요. 한 가족이 모이는 건 더없이 당연한 일이죠. 나은이가 진서국에 여행을 오든 유학을 오든 다 괜찮아요. 근데 왜 하필 이민을 선택했을까요?”
연정화는 연나은이 출국 전에 이미 진시준과 모든 얘기가 다 되어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은이가 먼저 이민 얘기를 꺼냈어. 나도 걔 의견을 존중해서 신청하게 된 거야. 넌 몰랐니?”
진시준은 순간 심장에 난도질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는 서서히 고개를 내저으며 쓴웃음만 지었다.
“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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