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송민우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마치 천상의 소리처럼 들렸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백화점도 모두 문 닫아서 네가 갈아입을 만한 옷을 못 찾았어. 여기 내 옷이 있는데 먼저 오늘 입고 자, 내일 아침에 사 오라고 할게."
슬리퍼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그의 소리가 문 어구에서 들려왔다.
"여기 뒀어, 난 먼저 나갈게, 일 있으면 서재에 날 찾으러 와."
그러고는 걸음 소리가 멀어져갔고 방문도 닫혔다.
소지연은 살며시 문을 열어 밖을 힐끗 보고는 송민우가 방에 없는 걸 확인했다. 문 옆에 있는 의자에 남자 옷이 아주 정연하게 있었고 페브리즈도 있었다.
15분 뒤에, 소지연은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소지연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테이블 앞에 있는 송민우를 보았는데 그의 뒤에는 책들이 가득했다. 그는 잠옷을 입고 있었고 금테 안경이 그의 오뚝똑한 콧날에 있었는데 날카로움은 사라졌고 부드러워 보였다.
"몇 분 시간 내줄 수 있어?"
소지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송민우는 머리를 들어 그녀를 2초 간 보더니 노트북을 닫고 두 팔을 괴었다.
소지연은 오늘 숙모 집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송민우한테 말했다.
송민우는 듣다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의자 등받이로 기대고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테이블을 두드렸다.
"날 동정하라고 하는 말이 아니야, 보다시피 내가 급하게 나와서 아무것도 못 챙겼어, 그래서 갈 곳도 없고."
소지연은 쓴 웃음을 지었다.
"나... 돈 좀 빌리고 싶어, 내가 묵을 곳 찾고 일이 안정되면 바로 갚을게."
그녀는 송민우를 꼬실 때 여유우로웠던만큼 지금은 조심스그러웠다.
너무도 선명히 비교되는 모습에 송민우는 마음이 복잡해 났다.
"얼마 빌리려고?"
"많지 않아, 2억이면 돼."
2억은 재벌 집 자제들의 한 달 소비용돈보다도 적었는데 소지연이 지금 그깟 돈 때문에 이렇게 굽신거리는 거였다.
송민우는 바로 서랍을 열어 열쇠를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이건 별장 보조 키야, 방 구하지 말고 그냥 있는 걸 써."
소지연은 잠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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