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하채원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육태준이 또다시 소파에 앉으며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나 아파. 계속 옆에서 챙겨주란 말이야.”
“챙겨주면 아현이 놓아줄 거예요?”
육태준은 잠긴 목소리로 응했다.
“알았어요.”
하채원도 바로 대답했다.
어차피 이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했으니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육태준은 소파에 기대 속이 쓰려서 배를 움켜쥐었다. 어젯밤에 해외에 나가서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 속이 쓰릴 수밖에 없겠지.
“어떻게 밥하는지는 아직 기억하고 있지? 나 배고파. 얼른 밥 차려줘.”
“배달시켜줄게요.”
하채원이 휴대폰을 꺼냈다.
이제 막 앱을 열려고 하는데 육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말렸다.
“네가 해준 거 먹고 싶어.”
“내가 하면 적어도 한두 시간은 걸릴 거예요.”
“기다릴 수 있어.”
그녀의 해명에도 육태준은 끄떡없었다. 그저 한없이 짙은 눈길로 그녀의 얼굴만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하채원은 그 시선이 너무 불편했다.
“지금 바로 가서 할게요.”
육태준은 아름다운 그녀의 뒤태를 보더니 침을 살짝 삼켰다.
주방은 이제 막 인테리어를 마친 새집처럼 깔끔할 따름이었다. 음식 흔적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가 떠난 뒤 육태준은 과연 어떻게 살아온 걸까?
하채원은 하는 수 없이 앱으로 식자재를 주문했다.
그 시각 육태준은 거실 소파에 누워 눈을 비스듬히 뜨고 주방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인기척을 느꼈다.
모든 게 처음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몸은 엄청 힘들지만 마음만은 한결 흐뭇해졌다.
잠시 휴식한 후 육태준이 휴대폰을 꺼내 보았는데 법무팀 담당자가 SNS에 떠도는 모든 여론을 정리해서 그에게 보냈다.
육태준은 배다은에 관한 여론을 하나씩 훑어보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한 통 보내고 휴대폰을 치웠다.
[그 사람 풀어줘.]
배다은은 그의 엄마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다. 그녀의 사생활이 어떻든 간에 육태준이 알 바는 아니었고 그도 아예 관심이 없었다.
다만 주경 엔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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