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저 멀리서부터 컴퓨터 앞에 마주 앉아 열심히 일하는 그녀가 한눈에 들어왔다.
육태준은 긴 다리를 내뻗으며 성큼성큼 다가가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들짝 놀란 하채원이 머리를 들자 그의 싸늘한 얼굴과 마주쳤다.
그녀는 문득 오늘 아침 배다은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가 떠올랐다.
‘태준 씨는 항상 배다은을 지켜줬어...’
하채원은 본능적으로 이번에도 배다은이 모든 죄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운 거라고 생각됐다. 그리고 육태준은 지금 시비를 걸려고 찾아온 게 뻔했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여겼다.
하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무슨 일이시죠 대표님?”
육태준은 경계 가득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온통 그 아이로 가득 찼다.
“지금 당장 나랑 함께 집에 가!!”
그는 더 이상 하채원과 기억 상실 놀이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
한편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집? 무슨 집?’
하채원은 머리를 들고 조각 같은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대표님?”
육태준은 더는 말을 잇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밖으로 나갔다.
초조하고 성급하게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 하채원은 더 어리둥절해졌다.
다만 그녀는 애써 따라갈 따름이었다.
질질 끌려서 차에 올라탄 후에도 이 남자는 운전석에 앉아 오른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하채원은 오늘 같은 육태준의 모습을 전혀 본 적이 없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건데요?”
육태준이 차에 시동을 걸고 그녀에게 답했다.
“대산 별장!”
하채원은 그제야 알아챘다. 이 남자가 말하는 집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말이다.
그녀는 끝까지 기억을 잃은 척했다.
“거기가 어딘데요?”
“대표님, 우린 이미 이혼했어요. 이것만은 꼭 기억해주세요.”
이때 육태준이 갑자기 차를 세우고 그녀에게 몸을 기울이며 빨개진 눈시울로 되물었다.
“우리가 언제 이혼을 했는데?”
하채원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
두 사람은 전에 이혼 수속을 했지만 일부 이유로 숙려 기간이 남아 있어 아직 완전히 이혼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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