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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하채원은 감격에 겨운 말투로 말했다. “고맙다, 아현아.” “우리 사이에 뭘 새삼스럽게. 지난번에도 네가 대신 소개팅 나가서 도와줬잖아. 이번에도 꼭 잘 도와줄 수 있지?” 조아현은 이러한 연회가 가장 질색이었다. 출국하기 전까지 조성호는 툭하면 그녀를 데리고 갖은 연회에 참석했다. 돈 많고 능력 좋은 사윗감을 데려오라는 목적이라 조아현은 이미 질릴 대로 질렸다. “그래.” 조아현이 그녀를 응원했다. “이번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야. 츤데레 육태준, 이번엔 무조건 관계 갖고 아이 생기는 거다!” “오케이.” 사실 하채원은 지난번에 거의 다 왔는데 아쉽게도... 내일은 꼭 치밀하게 계획을 짜놓아야 할 듯싶다. 이때 문득 그녀는 뭔가 생각났는지 조아현에게 물었다. “내일 어르신 생신 연회에 배다은도 참석할까?” “물론이지. 이런 날에 육씨 가문에게 잘 보여야 나중에 좀 더 수월하게 시집올 거 아니야? 걔가 이런 기회를 놓칠 애야?” 조아현이 곧바로 대답했다. 이에 하채원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럼 이번에 배다은한테도 빅 이벤트를 선물해주겠네.” 다음날. 하선우는 아침 일찍 깨났다. 육씨 가문 어르신 육형빈의 생신 연회는 오전 10시에 열린다. 하선우가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첫째로 엄마한테 들킬까 봐, 둘째는 육은찬의 초대를 받아서였다. 하채원은 그에게 선물 박스를 마련해주며 친구에게 갖고 가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그때까지만 해도 하선우의 친구가 육씨 가문의 장손 육은찬이라는 걸 전혀 몰랐다. 하선우도 감히 엄마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알게 되면 절대 그를 육씨 가문 저택에 안 보낼 테니까. 결국 아이는 반의 다른 친구 이름을 아무나 한 명 불러댔다. 하선우와 육은찬은 어린이집 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잠시 후 길쭉한 링컨이 하선우 앞에 나타났고 그 바람에 아이는 유독 더 작아 보였다. 차 문이 열리고 육은찬이 한껏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너희 집엔 이런 차 없지?” 하선우는 육은찬의 비위를 맞춰주며 대답했다. “응. 우리 집에 제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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