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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육태준은 끝내 그녀의 체면을 구기진 않았다. “오빠, 이따가 저희랑 함께 파티에 참석할 거죠?” 배다은이 또다시 물었다. 한편 육태준은 좀 전에 하채원이 내뱉은 말로 열 받은 터라 일부러 그녀를 들으라고 대답했다. “그래.” 오성급 호텔의 1층 전체를 대관한 상태였고 육태준은 등장하자마자 배다은과 재벌가 자제들에게 둘러싸였다. 하채원은 홀로 한쪽 옆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바로 이때 청순한 옷차림의 한 여자가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봤지 너도? 우리 다은이니까 육태준 대표님을 모셔오는 거야.” “어쨌거나 우리 다은이는 대표님 첫사랑이잖니?” 그녀는 바로 배다은의 절친이자 하채원과도 아는 사이인 유이서였다. 하채원은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 이러는 거 보면 꼭 마치 네가 태준 씨 첫사랑이라도 된 줄 알겠네.” 유이서는 절친을 위해 분풀이를 해주려고 선뜻 나섰다가 하채원의 말 한마디에 본인 체면도 못 챙기게 될 판이었다. 한편 하채원은 더는 지긋지긋한 이곳에 남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시각 인파들 속에서 겨우 벗어난 육태준은 그녀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 그는 배다은에게 대충 인사말을 건넨 후 얼른 이곳을 떠났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고급 수입차 캐딜락이 하채원의 차 뒤를 바짝 따랐다. 그녀가 나인원에 돌아간 후에야 차 안에 있던 사람은 비로소 시선을 거두었다. 육태준은 휴대폰을 들고 허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사하라고 한 일은 어떻게 됐어?” “자꾸 방해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저희 쪽에서 조사한 바로 하채원 씨가 출국한 후 에스타니아로 갔다고 합니다.” “더 상세한 건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허우진이 답했다. 육태준은 알겠다고 말한 후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양미간을 문질렀다. ‘에스타니아...’ 이 몇 년간 하채원이 그곳에서 지낼 줄은 전혀 몰랐다. 어쩐지 수년을 헤매도 찾아내지 못했더라니. 오늘 그녀의 이상행동을 본 후 육태준은 더더욱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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