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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약을 와인잔에 넣은 하채원은 다시 요염하고 반쯤 드러나는 민소매 잠옷으로 갈아입고 육태준의 앞에 와서 그에게 술을 한 잔 따랐다. “마셔요.” 육태준은 그녀의 거동을 한눈에 알아보고 술잔을 받았지만 술을 마시지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가 열 살 때 고향에서 단현시로 돌아왔는데 그때 우리가 처음 만났어.” 하채원의 눈빛이 멈칫했다. 그녀는 육태준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을 기억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아무런 기색도 보이지 않고 술잔을 다시 그의 앞으로 밀었다. 뜻밖에도 육태준은 술을 다시 들이밀며 거절할 수 없는 어투로 말했다. “먼저 마셔!” 눈앞에 있는 약을 탄 술잔을 바라보던 하채원은 망설임 없이 잔을 들어 마셨다. 술이 목구멍에 들어가 좀 쓰고 맵게 느껴졌다. 하채원은 자신이 마시지 않으면 육태준이 의심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육태준은 비즈니스계에서 그렇게 오래 일했는데 조금이라도 허점을 보이면 분명 들킬 것이다. 하채원은 다시 술을 따라 육태준 앞에 놓았다. “육 대표님, 당신 차례예요.” 육태준은 뼈마디가 뚜렷한 손으로 술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었지만 마시지 않았다. 그는 한가롭게 하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급할 것 없어. 내가 먼저 기억을 다 말해 줄게.” ‘기억?’ 십여 년의 기억을 한순간에 어떻게 다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하채원은 예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분명히 에어컨을 켰는데 그녀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힘껏 손바닥을 꼬집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예쁜 두 눈으로 육태준을 유심히 바라보며 숨을 조금씩 내쉬었다. “앞으로 추억할 시간이 많은데 지금은 다른 거 하고 싶지 않아요?” 말을 할 때 하채원은 하얀 손가락으로 술잔을 들어 육태준의 앞에 내밀었다. 그녀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몰랐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육태준의 검은 눈동자는 하채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그는 4년 전 그녀가 몰래 차지욱과 함께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하채원의 손목을 덥석 잡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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