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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하채원은 그제야 배다은이 떠나기 전에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차렸다. 고작 고자질이라니. 하채원이 대답도 하기 전에 육태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이혼은 우리 두 사람의 일이니 배다은과 손찌검할 필요가 없었어. 다은이는 아직도 병원에 있어.” 어리둥절해진 하채원은 금세 알아차렸다. 배다은이 이렇게 비열한 수단으로 자신을 모함할 줄 몰랐고 육태준이 믿을 줄 더더욱 몰랐다. “당신이 믿든 말든 상관없어요. 그저 한번 만났을 뿐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말을 마친 하채원은 전화를 끊었다. 병원. 육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배다은은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이마에는 거즈를 붙이고있었다. 배다은은 하채원을 만난 후 스스로 이마에 상처를 내고는 오히려 하채원을 모함했다. “저는 그저 얘기를 잘 해보고 싶었는데 채원 씨가 생각지도 못하게...” 배다은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사진 몇 장을 꺼내 육태준을 주었다. 배다은은 하채은의 임신 소식을 들은 후 특별히 사람을 붙여 미행했다. “저도 더는 채원 씨를 도와 숨기고 싶지 않아요. 태준 오빠, 이 사진들을 보고 화내지 마세요.” 육태준은 사진을 보더니 동공이 움찔했다. 전부 하채원과 차지욱이 찍힌 사진이었다. 점점 더 애매해지는 사진을 보며 육태준의 분노도 극치에 달했다. 배다은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다행히 제가 이 사진들을 발견하고 전부 샀어요. 인터넷에 퍼졌다간 큰일날 거예요.” 육태준은 마음이 심란해졌다. 병원에서 나와 검은색 캐딜락 차에 앉은 육태준은 비서 허우진에게 사진을 사들인 데 쓴 돈을 배다은에게 주라고 했다. “그리고 하채원이 어디 있는지 조사해 봐.” “네.” 허우진은 즉시 사람을 안배했다. ... 하채원은 밤새 악몽을 꿨다. 꿈에서 육태준은 배다은과 결혼했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 꿈에서 지난 몇 년 동안의 생활이 영화필름처럼 지나갔다. 육태준이 화를 내며 자신을 버리고 출장을 갔고 아무리 찾아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또 육태준이 후회해서 미안하다며 재결합하자고 애원하자 꿈에서 하채원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하지만 얼마 안 되어 육태준은 또 그녀를 버리며 사라졌다. 눈을 뜬 후 그녀는 눈가를 만져보았는데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있었다. 낮에 생각한 것이 밤에 꿈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하채원은 육태준이 후회하기를 감히 바라지 못했고 더욱이 그가 자신을 용서해주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밖에는 여전히 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불을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던 하채원은 더는 기다리기 싫어 육태준에게 구청에 이혼 마지막 절차를 밟으러 가자고 전화하려 했다. 이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차지욱인 줄 알고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뜻밖에도 양복 차림에 금테 안경을 한 허우진이 서 있었다. 허우진은 육태준의 비서였는데 업무 능력이 뛰어나서 이곳을 찾는 건 식은 죽 먹기다. “허 비서님,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하채원이 물었다. 허우진은 집안을 훑어보며 다른 남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정중하게 말했다. “하채원 씨, 대표님께서 돌아오시라고 했습니다.” ‘하채원 씨... 3년 내내 같은 호칭이야.’ 하채원은 눈을 내리깔며 대답했다. “안 돌아가요. 마침 잘 오셨어요. 대표님께 오늘 이혼하러 가자고 전해주세요.” 냉정 기간이 3개월을 넘지 않으면 이혼 마지막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채원은 어제 육태준이 걸어온 전화가 떠올랐는데 그는 전화에서 질책하듯이 자신을 나무랐다. 하채원은 더는 자신이 육태준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게 싫었다. 허우진은 흠칫 놀랐다. 그는 하채원이 대표님과 이혼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다. 예전에는 하채원이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대표님은 그녀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허우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채원 씨, 충고하는데 그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대표님은 이미 화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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