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아들의 체면을 고려해 김선애가 여기서 말을 끊었다.
서지훈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해서이다
이지원의 일만 하여도 서지훈은 강아영이 서지훈에 대해 실망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아영이 진짜로 실망했는지 두 눈으로 확인만 하려 했지 강아영을 위해서 뭔가 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이지원이 설령 ‘그 사람’으로 서지훈을 협박했다 해도 쌍방이 모두 만족할 수 있게 해결할 방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서지훈은 강아영의 헌신에 습관 되어 강아영을 위해 마음을 쓰지 않는 것뿐이다.
강아영이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강아영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다.
서지훈이 강아영에 대해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은 강아영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서지훈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자기 의지력을 너무 높이 판단한 서지훈은 솔직히 그저 일개 속물일 뿐이다. 한평생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저에게 이틀만 생각할 시간을 주실 수 있죠?”
서지훈이 말했다.
“전 엄마 친아들이에요. 엄마가 아들한테 이혼을 부추기는 게 어딨어요?”
김선애가 냉랭하게 말했다.
“너와 같이 죄를 짓는 거 같아서 그래. 이놈아. 내가 아영이한테 이틀만 너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재촉하지 말라고 했어.”
김선애가 간 뒤 서지훈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시간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보아하니 부모님과 강아영은 이미 합의를 본 모양이다.
만일 서지훈이 사인하지 않으면 부모님도 강아영이 가지고 있는 증거로 서지훈을 망가뜨리는 것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서지훈은 이제 와서 이지원과의 스캔들이 후회되었다.
...
강아영은 먼저 양이현을 찾아 상황을 알아봤다. 강아영은 서지훈이 몰래 진행한 일인 데다가 이지원이 잡히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서 대표님이 앞장서서 CCTV 영상을 폭로하지 않으면 주하진 씨는 문제없어요.”
“좋아.”
강아영이 말했다.
서지훈은 아마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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