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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장

김건우는 잠깐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김선애가 가져온 것들을 받아들였다. “들어오세요.” 그는 약간 열이 나고 있었는데 상태가 꽤 안 좋았다. 자기 심장 박동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허이경은 몇 시간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렇게 심하게 아픈 건 몇 년 만이었다. 김선애는 식탁 위에 쌓인 배달 음식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것들만 먹으면 안 되죠. 영양가가 있는 음식들을 좀 먹어야 해요.“ 김건우는 담요를 두르고 식탁에 앉았다. “사모님, 제가 할게요.” “아프잖아요. 가만히 있으세요.” 김선애가 말했다. 7살 이후로 그녀는 제대로 김건우를 돌봐준 적이 없었다. 후회스러운 감정이 몰려오면서 김선애는 문득 마음이 아파졌다. 자신의 아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기쁘기도 했고 김건우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김건우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식탁에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선애는 죽을 그릇에 담고 삶은 계란도 위에 올려주었다. 간단하지만 영양가가 있는 식사였다. 그녀는 혹시나 김선우가 어색해할까 봐 그가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보지 않고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의 집은 꽤 컸지만 차갑고 사람 살지 않는 집처럼 썰렁했다. “사모님, 청소하는 사람이 와서 청소를 해줄 거예요.” 김건우는 쉰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집이 그렇게 더러운 것도 않은데요, 뭘. 죽부터 먹어요. 먹고 나면 누워서 푹 쉬세요. 조금만 있으면 저도 가볼 거예요.” 김선애가 말했다. 김건우는 아픈 상태였지만 생각보다 식욕이 좋은 듯했다. 하지만 김선애는 붉게 충혈되어 있는 그의 눈을 보고 걱정했다. “병원에 가는 게 좋겠어요. 지금 상태로는 위험할 수도 있어요.” “해열제는 이미 먹었어요.” 김건우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김선애는 더 이상 그를 강요하지 않았다. 김건우는 2층으로 올라가 잠에 들었고 그녀는 원래 떠날 생각이었지만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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