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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장

강아영은 서태웅의 존재만으로도 절대 그 남자를 선택하지 않을 거니까. 똑똑하고 능력 있는 냉철한 남자한테 여자는 잠시의 위로일 뿐이지 인생의 중심은 아니다. “날 믿어요?” 한참 지나서야 서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믿어. 근데 하지 말았으면 해.” 그녀의 결심과 능력은 충분히 믿지만, 그녀가 위험해질까 봐 그만뒀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달려가는 그녀를 보며 서지훈은 걱정이 되고 또 자기가 못나 보였다. “걱정하지 마요. 김건우는 나한테 몹쓸 짓 못 해요.” “괜히 걱정하지 말고 당신 일,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사고, 전부 다 해결할게요.” ... 김건우한테 어떻게 접근할 건지 그녀에게 물었다. 강아영은 바로 답해주지 않았는데 놀라운 건 그녀가 얘기한 접근이 김건우의 뒤를 따르는 것이었다. 오후에 조민재한테서 들었는데 강아영이 김건우 사무실로 들어갔다고 한다. 다들 강아영이 김건우 약혼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약혼녀 세글자만 봐도 서지훈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무실로 쳐들어온 강아영 아무 말 없이 김건우 데스크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구역질 나는 것도 참으며 다가온다는 게 이런 뜻이었네요.” “적극적이네요.” “네.” 김건우의 말에 강아영은 아무 감정 없이 답했다. 약혼녀라는 신분으로 잘 지내고 있는 척 보였지만 사적으로 친구는커녕 원수 사이였다. 하지만 강아영은 그걸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 김건우가 관심이 있을 때 충분히 그를 알아가고 파악해야 한다. 사무실에 있었던 허이경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 너무 하시는 거 아니세요? 우리 대표님께서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 너무 하시네요.” 허이경의 말에 강아영은 콧소리를 내며 되물었다. “내가 너무 한다고요? 그쪽 대표님만 하겠어요?” 비열한 짓거리들만 해온 주제에. “그게 승자의 도리가 아닌가요? 결국은 실력과 결과지상주의잖아요! 하운그룹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는 않았지만, 강 대표님한테는 정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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