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서지훈은 골프채를 들고 이미 누렇게 변한 잔디 위를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해성의 기온은 영상 몇 도밖에 되지 않았고 며칠 뒤면 영하로 내려갈 예정이라 클럽은 이미 폐장 상태였다. 그가 또 그 차를 타고 온 걸 보니 의도가 뻔했다.
최근 주하진은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나이트클럽에 가지 않고 심지어 사교 클럽에도 가지 않았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조금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았다.
강아영의 ‘남편'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서지훈이 미리 주하진이 알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했다.
그는 아무런 유용한 정보를 얻지 못했지만 서지훈과 신지한에게는 전혀 묻지 않았다. 그들이 곤란해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주하진은 그들보다 두 살 어렸다. 어릴 때 그는 그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많이 따라다녔는지라 서지훈과 신지한은 돌로 겁주어 주하진을 돌려보내곤 했지만 그는 여전히 껌딱지처럼 그들을 향해 웃곤 했다.
오늘날 이런 정도까지 다다르게 되자 송승연은 더는 참기 어려웠다.
“꼭 이렇게 해야 해?”
서지훈은 그와 강아영의 관계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서지훈은 지금 강아영과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이 결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
주하진이 강아영을 만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는 시간이 지나면 잊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어느 날 그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하진은 여전히 강아영을 위해 많은 일을 묵묵히 하고 있었기에 서지훈은 아예 모든 것을 밝혀버려 그가 완전히 희망을 잃도록 하기로 결심했다.
성산 클럽에 도착한 주하진은 거대한 주차장에 몇 대의 차만 드문드문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어리석다 해도 주하진은 그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이곳으로 유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차 안에 앉아있었고 도착했을 때의 그 흥분감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길에서 주하진은 강아영의 남편을 만났을 때의 상황을 예행연습했고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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