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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장

양이현은 강아영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그간 처리했던 서류들을 정리해 전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강아영은 의자에 앉아 서류를 한번 훑어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양이현을 바라보았다. 양이현은 얼굴도 예쁘고 또 일도 잘했다. 미풍 그룹이 근 몇 년간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관리상에도 큰 문제가 없는 데는 다 양이현이 일을 제대로 잘 해줬기 때문이라는 걸 강아영은 잘 알고 있다. 양이현은 강아영이 서류가 아닌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웃으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양이현은 강아영이 대학교를 졸업한 뒤로 줄곧 강아영과 함께였기에 그녀가 하는 말의 뜻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알고 계셨어요? 죄송해요.” 양이현은 강승호의 후원을 받아온 사람이다. 강승호가 그녀를 후원한 이유는 앞으로 양이현이 자기 자식들을 옆에서 잘 보좌했으면 해서였다. “양 비서가 가진 지분은 내가 회수했으니까 양 비서는 이제 무역 회사로 가서 본부장 직책을 맡아.” 강아영이 말했다. 강아영은 줄곧 양이현을 자신의 친언니처럼 생각해왔고 그녀에게만큼은 할 말 못 할 말 구분 없이 전부 다 얘기해줬다. 그만큼 두 사람은 서로를 깊게 신뢰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아영이 힘들 때 항상 곁에 있어 주었다고 이대로 모른 척 덮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감금되었던 나날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강아영은 양이현을 단호하게 잘라내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네, 오후에 바로 정리하고 떠나는 거로 할게요.” 양이현은 여기서 변명을 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입을 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표님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는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양이현은 그간 강아영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 일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주세요. 김건우 씨는 대표님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어요.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언젠가는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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