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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강아영은 주하진의 차량이 시야에서 멀어져서야 뒤돌아섰다. 그때 호텔 창문을 통해 서지훈이 연못 앞에서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발견했다. 외투 없이 검은 셔츠만 입고있는 그는 유난히 훤칠하고 몸매가 좋아 보여 강아영은 그런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러다 아무 말 없이 그의 뒤로 다가갔다. 여기에 오기로 한 이상 벌칙 받을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서지훈은 뒤돌아 그녀의 비장한 표정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진이랑 만나는 거 보면 화내는 거 알면서 왜 또 만나는 거야.” 강아영은 어차피 말해도 믿어주지 않을 게 뻔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은 이지원이 브로치를 던졌을 때의 표정과 똑같았다. 그때는 무슨 해명이라고 해줬으면 했다. 그런데 강아영은 어차피 서지훈이 이지원의 편을 들어줄 거라는 생각에 마음대로 오해할 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때 서지훈은 손에 있던 물고기 먹이를 툭툭 털면서 말했다. “가자. 집에.” 강아영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이대로... 끝이라고?’ 듣기 싫은 비아냥거림도 없었고, 화장실로 끌고 가 턱을 잡으면서 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내가 했던 말 잊었어?” “네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 이제는 지겨워서 못 하겠어.” 강아영은 뻘쭘하기만 했다. 그러나 서지훈은 소파에 벗어두었던 외투를 입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강아영은 한마디도 없었다. 서지훈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강아영은 모든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조민재는 둘이 손잡은 것을 보고 강아영이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비서라 하면 모든 일에 대해 신경 써야 했다. “사모님, 오늘 일은 훼방 놓으려던 것이 아니라 도와드리고 싶어서...” 강아영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문자를 보내고 있던 서지훈이 번쩍 고개를 쳐들었다. “입 좀 다물지?” “사모님, 남자는 자존심이 강해서 먼저 연락하지 못해요. 사모님한테 관심이 없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을 거예요. 대표님께서 맨날 사모님에 대해 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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