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4장
서지훈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침묵이 무슨 뜻인지 강아영은 단번에 알아들었다. 빈정거리는 그녀의 웃음에 서지훈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아영아, 태웅이 일을 알고 기분이 안 좋았다는 거 알아. 근데 나도 생각이 있어서...”
“내가 알아채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 비밀로 할 생각이었어요?”
강아영은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모르겠어.”
서지훈이 알고 있는 건 강아영과 서태웅 모두 그의 목숨보다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의 대답은 강아영의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당분간은 그녀에게 말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강아영은 가슴이 저릿했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넋이 나간 얼굴로 말했다.
“아이는 내 목숨과도 같다고요. 아이를 잃고 나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아요? 몇 번이고 아이 따라갈 생각도 했었다고요... 근데 어떻게 나한테 얘기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때 희망이 차올랐다가 다시 절망하던 강아영의 모습을 서지훈은 똑똑히 봤었다. 서지훈이 어깨에 손을 올리자 강아영은 뒤로 물러서면서 말했다.
“지훈 씨 예전과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잘난 척하는 건 여전하네요.”
“아영아, 태웅이 일을 숨긴 건 미안해. 난 이미 널 한 번 잃었는데 뭐 어쩔 수 있었겠어? 떨어져 있는 3년 동안 난 계속 후회했고 자책하며 살았어. 우리 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을까?”
“지훈 씨, 이건 핑계일 뿐이에요. 내가 아이를 빼앗아갈까 봐 비겁하게 숨긴 거라고요.”
강아영의 두 눈에 원망이 가득했다. 그의 핑계 따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원망 가득한 눈빛은 서지훈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 강아영의 울부짖는 모습과 절망적인 모습을 봤을 땐 참을 수 있어도 이런 눈빛만큼은 너무도 괴로웠다.
서지훈이 강아영을 사랑하는 마음은 처음 그대로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비겁하다는 말뿐이었다.
“그때 네 말이 맞았어. 난 사람을 사랑할 줄 몰라. 널 사랑할 줄도 모르잖아... 내가 한 모든 게 다 네가 원하는 게 아니었어.”
이 순간 서지훈은 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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