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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다시 눈을 떴을 때 강아영의 시야에 먼저 들어온 건 새카만 천장이었다. 어제 새벽쯤, 서지훈은 강아영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온몸에 힘이 빠진 그녀를 샤워까지 시켜주는 서지훈을 바라보며 강아영은 이쪽도 약에 당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때 노크소리가 울리고 김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깨셨어요?” “들어오세요.” 강아영은 잔뜩 쉰 본인의 목소리에 흠칫하고 말았다. 방으로 들어온 김순자는 일단 커튼부터 젖혔다.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햇살에 강아영은 눈을 찌푸렸다. 그제야 밝아진 환경에서 강아영의 얼굴을 제대로 살핀 김순자도 흠칫했다. 이곳에서 일하게 된 첫날부터 강아영이 미인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를 아무렇게나 풀어헤치고 헐렁한 잠옷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어깨, 그리고 목덜미에 생긴 야릇한 흔적까지 지금의 강아영은 여자인 김순자마저 가슴을 콩닥이게 만들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멍이 들어 부어오른 뺨도 그녀의 미모를 가려주진 못했다. 오히려 가련한 분위기를 더해주어 왠지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 “사모님, 피곤하시죠.” 김순자가 다가오며 웃었다. “대표님께서 약을 발라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김순자의 시선에 어색해진 강아영이 옷깃을 여몄다. “제가 할게요. 약 바르고 바로 식사하러 내려가시죠. 벌써 오후 1시예요.” ‘내가 오후까지 잤다고?’ 김순자의 고집에 강아영은 침대맡에 기대고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찬 연고가 닿는 순간 강아영의 몸이 움찔거렸다. “도련님이랑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제가 이 집에 들어왔죠. 그동안 사모님이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아요. 원래 남녀사이는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움직이기 마련이에요.” 고개를 든 강아영은 결혼 1년차일 때 서지훈이 차갑게 그녀를 내치고 떠났을 때 본인보다 더 급해 하던 김순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사모님, 앞으로 대표님께서 집에 들어오시면 이쁜 옷으로 갈아입고 최대한 자꾸 눈에 보이도록 움직이세요.” 물론 그녀의 방법대로 해서 받은 건 미간을 잔뜩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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