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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장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는 거지?’ 밤이 깊어졌다. 다들 피곤했는지 하나둘 잠이 들었다. 이장과 상의한 결과 강아영이 밤새 지키기로 했다. 이장과 마을 사람들은 산사태 때문에 이틀이나 쉬지 못했다. 밤이 너무 추워서 모닥불이 꺼지지 않게 옆에서 지켜야 했다. 불이 더 잘 붙게 나무 막대기로 모닥불을 쑤셨는데 연일 비가 내린 바람에 활활 타지 않았다. 불빛이 강아영의 얼굴을 환하게 비췄다. 서지훈이 빤히 쳐다보자 강아영이 힐끗거렸다. “왜 그래요?” “해외에서 인상 깊었던 일 같은 건 없었어?” 강아영은 턱을 받쳐 들고 타오르는 불길을 보면서 생각했다. “많았죠...” 늘 평화로운 환경에서 자란 그녀는 산사태 같은 재해를 본 적이 없었다. 가람시로 와서 무장충돌을 목격했고 대사관에 연락하여 귀국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항구의 광장에서 지냈고 카펫이 그들의 집과 마찬가지였다. 낮에는 카펫으로 먼지 바람을 막았고 저녁에는 추위를 견뎠다. 왜 그 나라 국민은 갈 수 있으면서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들이 바라는 건 구조일 뿐인데. “예를 들면?” “가람시에서 열세네 살 되는 여자아이를 만났는데 전쟁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남동생과 함께 도움을 구하더라고요. 나랑 하진 씨한테 돈을 조금만 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여자아이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다. 그 일은 그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 강아영은 우울증 때문에 밤에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를 만난 후로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사랑과 미움은 사실 이런 일 앞에서는 너무도 보잘것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다. 하여 강아영은 서지훈을 다시 만났을 때 사랑이든 미움이든 아주 멀게만 느껴졌다. 마치 다른 세상에 다녀온 것처럼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만족할 줄을 알았다. 서지훈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불을 더 지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아영도 입을 꾹 다문 채 쪼그리고 앉아 활활 타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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