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장
서지훈이 마른침을 넘기며 몸 안에서 들끓는 감정을 꾹꾹 눌렀다.
그렇게 보고 싶던 그녀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닿을 수가 없었다. 강아영의 뒤로 돌아 서지훈은 자리에 착석하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
“네가 예전에 좋아하던 음식으로 주문했는데 입맛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네.”
“저는 다 괜찮아요. 해외에서 오래 지내면서 입맛에 맞지 않는 걸 먹다 보니 국내 음식은 뭐든 입에 맞더라고요. 이제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어요.”
강아영은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보였다.
“몇 년 동안 고생 많았어.”
해외 생활이 힘들다는 건 서지훈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강아영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었어요.”
이미 지나간 일은 이제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강아영은 서지훈이 없었던 과거의 일을 덤덤하게 꺼냈다. 이에 서지훈은 그녀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못이 되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그녀의 잔에 물을 따라줬다.
“홈케어 시스템 프로젝트를 당신과 협력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야. 우리도 우리만의 기준이 있어서 그래.”
“네, 문제없어요. 루즈로 컴퍼니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회사 얘기를 할 때에는 강아영의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으며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서지훈은 작게 웃음을 터뜨리다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날 찾은 건 다른 볼일이 있었던 거 아니야?”
서지훈은 참지 못하고 기대 섞인 눈으로 강아영을 바라보았다.
“오늘 연락을 드렸던 건 과거의 일을 정식으로 사과드리기 위해서예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제가 사도 될까요? 몇 년 동안 제가 대표님을 오해해 안 좋은 말도 스스럼없이 뱉었는데 사과할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사람이라면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잘못을 고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서지훈은 숨이 턱 막혔다. 강아영이 선을 긋고 존칭을 쓰는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
“우리 사이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테이블 아래로 서지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온몸이 무기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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