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하진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두 사람 사이에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 나랑 그렇게 이혼하고 싶은데 그 약은 왜 탄 거야?”
“내가 한 게 아니라면 믿어줄 거예요?”
“아니.”
‘그럼 됐지 뭘 물어.’
강아영은 다시 홱 돌아누웠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서지훈의 손이 다시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버둥대던 강아영도 힘으론 그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은 채 큭큭 웃던 서지훈이 몸을 일으켜 어두운 조명 아래 고집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강아영을 바라보았다.
“억지로 하고 싶은 생각없어. 언젠가는 안아달라 애원하게 될 거야.”
“꿈 깨요. 그럴 일은 없으니까.”
강아영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꽁꽁 감쌌다.
‘하, 이젠 정말 나한테 잡힌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다음 날 아침 6시, 강아영은 휴대폰 벨 소리에 눈을 떴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는 말에 강아영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인기척에 눈을 뜬 서지훈은 바쁘게 돌아치는 강아영을 바라볼 뿐 일어나진 않았다.
어느새 출장 짐을 챙긴 강아영이 말했다.
“나갈 때 문 잘 잠궈요.”
침대맡에 기댄 서지훈이 물었다.
“할 말이 그게 끝이야?”
“또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요.”
차가운 대답에 서지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밤새 문어처럼 그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잘 때는 언제고 눈을 뜨니 모르는 척하니 그럴 만도 했다.
“출장 며칠이나 가는데?”
“몰라요.”
‘몰라? 나한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거겠지.’
“기다릴게.”
그 기다린다는 말이 왠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더 자세히 생각할 새도 없이 강아영은 부성시로 향했다. 협력사에 문제가 생겨 그녀가 직접 가서 해결해야 했다.
그날 밤, 그녀는 서지훈이 보내온 문자를 받게 된다.
[주하진이 묻더라. 널 힘들게 하는 그 자식이 누군지.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해?]
‘미친 자식.’
강아영은 그의 문자를 무시했다.
이틀 뒤, 주하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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