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장
서지훈의 진지한 눈빛에도 불구하고 강아영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침묵을 고집했다.
강아영은 그 모습이 서지훈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위장에 아주 능숙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때 서지훈이 강아영의 허리를 살포시 안았다. 그녀는 아직 배가 불러오지 않아 여전히 허리가 날씬했다. 사실 서지훈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저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 배 안에 자신의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나중에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나 기대가 되었다.
긴 침묵이 이르자 서지훈은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강아영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강아영은 정말 한다고 하면 하는 그런 사람이다.
사랑할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사랑이 식을 때도 여전했다...
강아영의 태도도 분명했지만 서지훈의 태도도 분명했다. 그는 절대로 강아영이 여기서 나가 아이를 떼게 두지 않을 것이다
이 아이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서지훈은 강아영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하여 두 사람은 수그러들 생각이 없이 단지 눈을 마주칠 뿐이었다.
서지훈은 강아영의 핸드폰을 가져갔고 절대 신고를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치 상태에 놓였다.
서지훈은 소파에 앉아 아이를 남기기 위해 계속해서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강아영의 말대로 배안의 아기는 그녀의 선택에 달렸다. 이 생각만 하면 서지훈은 코끝이 시려왔다.
소파 맞은편에 앉은 강아영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그동안 같이 지내며 느낀 점은 강아영은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으며 물이 흐르는 대로 살아갔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서지훈을 원망하지 않는 이상 폭언을 퍼붓거나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았다.
“아영아, 과거의 내가 한 실수는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거야?”
강아영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서지훈 씨, 우리가 헤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이 나를 향한 태도와 나를 사랑한 방식이었어요.”
“어떤 방식을 원하는데?”
서지훈의 질문에 강아영이 말을 이었다.
“강서준은 제 오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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