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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허구한 날 방법을 생각한다고 하면서 결국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잖아요.” 이지원은 기분이 좋지 않아 일부러 더 신경에 거슬리는 단어만 골라서 말했다. 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되면 네가 어질러 놓은 일은 스스로 알아서 치워.” 물론 이지원은 자기에게 이런 문제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자존심을 굽히며 다시 그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깊은 밤, 이지원은 남자의 발치에 몸을 웅크렸다. “나를 잘 알잖아요. 나는 굳이 아영 씨랑 맞서 싸우고 싶지 않은데 아영 씨가 자꾸 내 과거를 파헤치고 있는 거예요. 만약 증거를 잡히기라도 해 봐요.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은 내가 될 테니까요.” 남자는 이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당시 자신을 위해 위험한 일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는 그런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지원이 했던 모든 일은 자신을 위해서였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강아영과 서지훈, 그 두 사람이 함께하는 건 쉽지 않을 거야.” 이지원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아영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야.” 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아영은 아름다운 용모에 가진 배경도 좋았으며 지혜롭기까지 했다. 만약 매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서지훈처럼 눈 높은 남자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요?” 남자는 이지원을 바라보았다. 서씨 집안의 하인이 서지훈에게 약을 탄 후 그의 결혼은 더는 자기 뜻대로 할 수 없게 되었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큰 실망만 남았을 것이다. “조금 더 기회를 기다려보는 건 어때?” ... 서지훈은 온라인에서 이지원과의 관계에 대해 해명했지만 이지원의 인품에 문제가 있어 서씨 가문은 절대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의 해명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서지훈이 이지원을 받들어 스타로 만들고 과거 그녀를 위해 여러 번 경매에 참여하였으며 심지어는 이지원과 협력하여 그녀의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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