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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장

서지훈은 강아영과 이지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지원이 청양산에서 한 말이 서지훈에게 힌트를 줬다. 두 사람은 서지훈이 알고 있던 그런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 강아영은 이지원을 꽤 면밀히 조사한 상태였다. 서지훈은 김건우가 알아들었는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제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져요.” 서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말투가 어딘가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김건우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온갖 역경과 고난을 다 이겨내고 지금 같은 성과를 이룩해 냈는데 고작 경고 한마디에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 “아영 씨에게 이지원의 실체를 알려준 거 저 맞아요. 아영 씨가 하려는 게 뭔지 알고 있어서 도와준 것뿐이에요. 아영 씨 남편으로서 그걸 모른다는 게 더 우습지 않나요?” 김건우가 매우 차분하게 얘기했지만 서지훈은 그 말투에서 음침함과 매서움을 느꼈다. “말이 나왔으니 그냥 알려줄게요. 아영 씨가 욕심나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 있는 여자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 상대가 서지훈 씨는 아니라는 거죠.” “그러면 그 상대가... 김건우 씨라는 건가요?” 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정말 잘못 본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옅었다. “그건 저도 모르죠. 아영 씨가 선택하는 거지.” 김건우는 여전히 점잖은 얼굴로 느긋하게 말했다. “서 대표님, 저는 주하진이 아니에요.” 서지훈이 어두운 눈빛으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김건우라는 사람을 쳐다봤다. 주하진까지 알고 있다는 건 하루 이틀 준비한 게 아니라는 소리였다. 두 사람은 병원의 긴 복도에서 서서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변은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김건우가 웃더니 핸드폰을 꺼내 문자에 답장했다. “말이 나왔으니 선물 하나 보내드릴게요.” 서지훈이 의아해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소승원이 걸어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서 대표님, 시간 되세요? 얘기 좀 하시죠.” “지금요?” “네, 지금.” 서지훈이 낮게 웃더니 김건우를 힐끔 돌아봤다. “그러죠.” 전화를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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