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장
서지훈은 그 사람을 바라보며 나른하고 한가롭게 긴 복도 끝에 있는 벽에 기대어 있었다.
잘생긴 그의 얼굴엔 예전의 점잖은 모습은 사라지고 얼굴선이 조금 날카로워 보였다. 스리피스 스타일의 짙은 색 양복은 그의 꼿꼿한 몸매를 잘 돋보이게 해주었는데 그를 보는 순간 눈동자에는 미처 숨길 수 없는 날카로움이 스쳤다.
두 사람은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친 채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소리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서 대표님 체력이 좋네요.”
김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젊으니 체력이 좋은 게 당연하죠.”
서지훈은 조금도 겸손한 티를 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불을 붙이지 않고 갑자기 고개를 들어 예리한 눈빛으로 물었다.
“우리가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걸 보니 실망스럽죠? ”
김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를 바라보는 서지훈의 얼굴은 잘생기고 온화하고 부드러워서 호감이 가는 것 같았다.
“아닌 척 안 해도 돼요. 난 강아영이 아니에요.”
서지훈은 뜸을 들이기 귀찮았다.
“정월 13일 저녁, 내가 고속도로에 들어서고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때 김 대표님 속으로 좋아하셨죠?”
“당신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저랑 무슨 상관이 있죠?”
김건우가 말했다.
서지훈은 그가 인정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증거는 없지만 무시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소승원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의 걱정은 진심이었다. 소승원은 뒷배가 무시무시하고 성격이 무자비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강아영의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매우 조급했다.
아버지가 그에게 선택하라고 했을 때처럼 그는 혼자 선택할 수 없었다. 그와 강아영은 이미 문제가 많았고 어떠한 모순도 풀어나가기 힘들었다.
교통사고로 조민재의 다리가 부러졌고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조민재를 버리고 인근 도시로 달려가고 있다고 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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