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서지훈은 안지은에게 등 떠밀려 병실에서 쫓겨났다. 송승연은 이 과정을 쭉 지켜봤지만 결국 아무 말도 안 했다.
어젯밤에 옆 별장에서 도우미의 실수로 불이 났다.
그는 오밤중에 강제로 불려 나가 화재 진압을 도와줬다.
“이해해.”
송승연이 말했다.
서지훈은 고개를 돌리고 그를 힐긋 쳐다봤다.
“이해는 개뿔.”
송승연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이 몇 년 동안 너 줄곧 자책하고 있었지?”
서지훈은 그해 사고로 눈을 다쳐 시력을 잃었다.
서씨 가문에서 안정을 되찾은 후에야 그를 데리고 해외로 나가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강씨 가문이나 장씨 가문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늘 자신 때문에 장씨 가문이 그런 비극에 휩싸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제 옆집에 불이 났을 때 그가 서슴없이 나선 이유는 과거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다.
송승연은 문득 그동안 서지훈이 왜 이지원에게 그토록 잘해줬는지 이해가 됐다. 연예계에서 그녀를 띄워주고 심지어 자신을 발판으로 삼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줬었다.
전에는 그 속에 담긴 이유를 몰랐기에 그저 서지훈이 왜 저토록 자신을 내리깔면서까지 이지원을 띄워주나 싶었다.
이번에 청양산으로 와서 송승연은 거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소승원을 조사해냈다.
그리고 그해 그 일도 알게 됐다.
장서우는 서지훈의 첫사랑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진심으로 보살펴준 가슴 따뜻한 사람이었다.
“너 이전에는 교양 있고 점잖은 모습이었는데 시력을 회복하고 나서 다 바뀌었어. 혹시 그 여자랑 연관 있는 거야?”
송승연은 눈썹을 들썩거리며 병실 밖의 벤치에 앉아 고개를 갸웃거리고 절친을 바라봤다.
서지훈은 아무 말 없이 미간만 찌푸리고 있었다.
“네 결정은 존중하지만 아영 씨한테는 너무 못 된 것 같아. 아영 씨가 뭔 죄야? 안 그래?”
서지훈은 말없이 벽에 기대 한참 생각에 잠겨있다가 입을 열었다.
“연애 경험이 적은 게 문제겠지?”
그는 철들어서부터 자신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부모님 옆에 남아 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