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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장

휠체어가 도로 중앙으로 미끄러지자 주행 중인 차량들이 그녀를 피하려고 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밝은 차의 헤드라이트와 귀청이 터질 듯한 경적 소리에 이지원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그녀가 허둥지둥 휠체어를 밀어보려 했지만, 차들이 달려오는 와중에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다가오는 차들의 눈 부신 불빛에 눈을 뜰 수 없었고,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 그리고 조민재가 따라왔을 때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지원의 처참한 모습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서지훈이었다. 서지훈은 길가에 서서 손에 담배를 들고 주위에 살벌한 기운과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조민재는 급하게 차를 멈추게 한 후 도로 중앙으로 달려가 이지원을 길가로 밀어냈다. 이지원은 겁에 질려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길가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지훈은 이지원을 깊고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의 잔인함은 이지원도 알고 있었다. 예전에도 서지훈이 부드러운 수단을 쓸수록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서웠다. 하여 지금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지훈이야 말로 진짜 무서운 것이었다. 서지훈은 담배를 반쯤 피운 후에 땅에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조민재도 이지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닷바람이 차갑게 불어왔지만, 이지원의 등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대표님, 미쳤어요?” 조민재는 평소 차분하고 자제력이 강한 서지훈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서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강씨 본가로 돌아가면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조민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지원이 도로 중앙에 있는 사진 몇 장을 받았다. “처리해.” 그러자 조민재가 고개를 들어 서지훈을 보며 물었다. “연예계에서 매장시키려고요? 그럼... 그 사람은 계속 찾아요?” 서지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이지원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 이전의 모든 단서가 사라졌기에 서지훈도 방법이 없어서 이지원이 나대는 걸 계속 지켜보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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