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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장

강아영이 서지훈의 설명보다 눈앞의 음식에 더 관심을 보이자 서지훈의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 ‘우리 와이프 사람 다루는 고수네.’ 서지훈의 마음속에는 화도 있었지만, 동시에 상대를 만난 듯한 기쁨도 있었다. 예전에는 강아영이 무뚝뚝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녀와 함께하는 생활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되었다. 비록 강아영에게 속고 있지만, 서지훈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그 피임약이 없었다면, 서지훈은 계속해서 강아영을 달래고, 심지어 애지중지했을 것이다. 어쨌든 막 만족한 남자는 기분도 좋고 인내심도 강하기 마련이다. 강아영은 음식을 다 먹고 나서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서지훈은 자신이 오전에 무리하게 강아영을 괴롭힌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기꺼이 돌봐주었다. 그가 그릇을 들고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려는 순간, 새로 온 도우미가 그를 불러세우며 택배가 왔다고 알려주었다. 서지훈이 택배를 받아들고 올라가며 확인해 보니, 피임약 한 상자였다. 즉, 강아영이 깨어나자마자 온라인으로 주문한 것이었다. ‘그렇게 내 아이를 갖기 싫은 건가?’ 남자는 여자를 애지중지할 수 있고 심지어 이로 인해 버릇없게 만들 수도 있다. 오늘 일도 그냥 부부 사이의 장난으로 넘길 수 있었지만, 이 약상자는 서지훈의 분노를 자극했다. 방으로 돌아온 서지훈은 약상자를 강아영에게 던지며 말했다. “설명해 봐.” 멍때리고 있던 강아영은 깜짝 놀라더니 몸에 던져진 약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 “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내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거야?” 이 순간 모든 애정이 분노로 바뀌어 강아영에게 쏟아졌다. 이혼을 결심한 이후로 강아영은 태도든 품위든 모두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참는다고 해서 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바로 일어나서 말했다. “맞아요. 난 지훈 씨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요.” “내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면 누구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거야? 주하진?” 서지훈은 강아영을 침대에 몰아붙이며 물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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