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난 비틀거렸고 넘어질 뻔했다. 머리를 드니 분노에 찬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고현우, 아침부터 왜 지랄이야!"
나는 얼른 고현우의 손을 뿌리치고는 새빨개진 손목을 어루만지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고현우는 눈시울이 빨갰고 턱에 수염이 지저분하게 있었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는데, 십 년은 늙어 보였다.
"박하윤, 미친 건 너야! 어젯밤에 왜 날 육지연한테 보냈어? 너 설마 몰라서..."
그가 더 말하지 않자 나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고현우가 '설마 몰라서 그러는 거야'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그는 이미 주제를 돌리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박하윤, 죽어도 너랑 이혼 못 해! 꿈도 꾸지 마!"
그 말에 나는 짜증이 나서 싸늘하게 말했다.
"네가 귀찮은 거 괜찮으면, 소송해서 이혼하지 뭐, 어차피 난 무조건 이혼할 거니까!"
"너!"
고현우는 뭔가 생각났는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감정을 누르고 말했다.
"하윤아, 이러지 마, 진짜 잘못했어, 오늘부터 절대 육지연이랑 안 엮일게, 나 믿어줘!"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호주머니에 있던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나는 그를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으로 보아 육지연한테서 걸려 온 전화인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고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전화를 꺼버리고는 육지연을 차단해 버렸다.
나는 의아해서 고현우를 바라보았고 그가 육지연한테 이렇게 단호할 줄 몰랐다. 설마 어젯밤에 육지연이 고현우 심기를 건드릴만한 짓을 한 거야?
내가 아직 생각하고 있는데 고현우가 갑자기 내 손을 꽉 잡았다.
"그만 화 풀어, 응?"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가 너무 세게 잡고 있었고 왜인지 무기력한 느낌이 들었다.
늦게 온 사랑은 정말이지 싸구려였다.
내가 보기엔 고현우가 나한테 사랑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이혼하기 싫은 건 완전히 남자의 체면 때문이었다.
"고현우, 우리 이제 안 돼, 그래도 부부였는데, 너무 안 좋게 굴지 말자, 응?"
나는 심호흡하고는 머리를 들어 그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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