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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차를 모두 마시고서야 부진성은 일어서 떠났다. 하지만 그가 가자마자 테이블에 있던 휴대폰이 진동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고현우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고 진짜 받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나와, 집 밑이야." "할 말 있으면 전화로 해."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는 거 보고 싶어? 그러면 내려와." 고현우는 그 말을 하고 나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직 낮이었고 또 동네라 고현우가 나한테 아무 짓도 못 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몰래 휴대용 과도롤 호주머니에 넣었다. 혹시라도 쓰게 되면 그를 다치게 하지는 못해도 그의 몸에 상처는 나게 할 수 있었다. 마침 갓 점심이 지난 오후였고, 늦가을의 햇빛은 찬란하고 따뜻했고 나뭇가지에 비춰 예쁘고 빛나는 그림자를 만들어 주었다. 내가 내려가자 고현우가 나무에 기대고 있는 걸 보았는데, 훤칠한 키에 잘생긴 모습이, 그때 내가 그를 만났을 때와 똑같았다. 다만 그때의 그는 멋있었고 시원했고 말도 안 되게 소탈했지만 지금의 그는 낯빛이 어두웠고 은은한 살기까지 있었다. 내가 내려오는 걸 봤는지, 그가 내 쪽을 보았고 눈이 마주치자 나무에서 서서히 등을 펴고 일어섰다. 빛 그림자로 나는 그의 눈에서 흐르는 빛을 보았는데, 그는 눈빛이 아주 날카로웠고 입가에 멍이 있었는데, 부진성한테 맞아서 생긴 것 같았다. 나는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전혀 겁에 질리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고현우는 그렇게 날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뭔가 끓어오르는 걸 애써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그의 앞에 다가가자 오히려 모든 게 조용해졌다. "너랑 걔... 언제부터 시작됐어?" 그가 말하는 걔가 부진성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복수의 쾌감이 치솟았다. 전에는 부진성의 아까 한 말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했었는데, 지금 고현우의 표정을 보자 속이 후련했다. 고현우는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두 사람 그럴 리 없어..." 그는 갑자기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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